‘인종차별 전문’ 우루과이, 이제야 긴장?···‘손흥민 피해’ BBC 보도에 “코파 아메리카 앞인데···”
우루과이 언론이 로드리고 벤탄쿠르(27·토트넘)가 팀 동료 손흥민(32)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 논란이 크게 비화할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우루과이 매체 ‘엘 옵서바도르’는 17일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사과한 내용이 BBC에 ‘인종차별적 모욕’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장식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코파 아메리카 대회 개막을 앞두고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신체적 문제 없이 훈련을 잘 이어가고 있다”고 전하면서 최근 불거진 인종차별 문제를 전했다. 벤탄쿠르가 사과를 하며 일단락되길 바랐으나 세계 최대 매체 중 하나인 BBC에서도 보도된 것에 우려하는 듯한 뉘앙스다.
이어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TV에서 인종차별적 모욕을 한 것에 대해 주장 손흥민에게 ‘매우 나쁜 농담’이라며 사과했다”면서 “손흥민은 아직 사과에 공개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 이들은 2022년 1월 벤탄쿠르가 유벤투스에서 클럽에 합류한 이후 팀 동료였다” 고 덧붙였다.
벤탄쿠르의 문제 발언은 지난 15일 나왔다. 우루과이의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eta)’에 출연해 농담을 하다가 손흥민과 아시아인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
인터뷰 진행자가 “네 유니폼이 이미 있으니 한국 선수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나?”라고 물었고 벤탄쿠르는 “쏘니?”라고 되물었다. 진행자는 “세계 챔피언의 것도 좋다”라고 말하자, 벤탄쿠르는 웃으며 “아니면 쏘니 사촌 거는 어떤가.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받아쳤다. 아시아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소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널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나 다른 사람들을 상처 주지 않으려 한다는 걸 알거야. 사랑해 쏘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벤탄쿠르의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글을 게시하고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이용한 데다 손흥민의 별명인 쏘니(Sonny) 대신 일본 전자회사 이름인 소니(Sony)란 표현을 썼기 때문이다. 16일 오전이 되면서 그의 사과문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벤탄쿠르는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질 않고 있다. 손흥민과 토트넘 팬들은 벤탄쿠르의 확실하고 공식적인 사과문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토트넘 구단도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프리미어리그는 2020-21시즌부터 모든 유니폼에 ‘No room for racism’이라는 문구를 붙이며 어떠한 인종차별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혀왔다. 이런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팀 동료마저 인종차별 발언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상황에 축구팬들은 아연실색한다.
특히 우루과이 선수들의 인종차별이 유독 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1년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최고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인터 마이애미)가 리버풀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해 벌금과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2017년 국내에서 열린 U-20월드컵에서는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가 ‘눈찢기’ 세리머니로 큰 비판을 받았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코파 아메리카 대회를 앞두고 ‘월드클래스’ 손흥민을 향한 벤탄쿠르의 이번 발언에 우루과이가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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