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집단 휴진하는 서울대병원 교수들, 이유를 추정해보면 [스프]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2024. 6. 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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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무기한 휴진을 발표했을 때, 한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왔다.

이런 이유로 내가 취재한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뒤늦은 집단 휴진 이유'는 추정일 수밖에 없음을 미리 고백한다.

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의 무기한 휴진에 대한 투표 결과 발표는 지난 6일 오후 6시로 예정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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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조동찬]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무기한 휴진을 발표했을 때, 한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왔다.

“저는 도저히 납득이 안 가는데, 혹시라도 조 기자님은 좀 알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도대체 이제 와서 왜 하는 거래요?”

전공의와 의대생이 병원과 학교를 떠난 건 지난 2월이었다. 이후 넉 달이 지나면서 지금까지 변곡점이 될 만한 국가적 이벤트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가장 먼저 총선이 있었고, 그 이후 고등법원 판결이 있었으며, 최근에는 교육부가 의대 증원을 확정하는 학사 일정까지 발표했다. 그동안 눈치를 보던 학원들도 의대 입시 설명회를 대대적으로 열면서 수험생에게 의대 증원은 팩트가 되어 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로 되돌아갈 수 있는 다리는 이제 끊겼다’고 얘기한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집단 휴진하겠다고 하니 그 이유를 가늠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게다가 안 뭉치기로 소문난 서울대 교수들 치고는 이례적으로 찬성 비율이 높았다. 외래 휴진이나 축소, 수술과 시술 등을 연기한 교수들이 서울대 계열 4개 병원 전체 교수 967명 중 529명으로 54.7%나 된다. 수술장 가동률이 기존 62.7%에서 33.5%로 더 떨어졌고, 중증·희소질환자 진료는 정상적으로 운영하지만, 그래도 진료가 40%나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 고위 공무원은 예측하지 못한 결과라고 했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조심스럽게 취재를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분당서울대병원에서, 병원장급 등 보직 교수, 비대위 집행부 그리고 비대위 집행부가 아닌 일반 교수들에게 두루 물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서울대 교수들의 전반적인 생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게다가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와는 직접 통화할 방법이 없어서 그들과 자주 연락하는 다른 병원 사직 전공의를 통해 간접 취재했다. 이런 이유로 내가 취재한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뒤늦은 집단 휴진 이유’는 추정일 수밖에 없음을 미리 고백한다. 

 

10분 사이에 어떤 일이?



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의 무기한 휴진에 대한 투표 결과 발표는 지난 6일 오후 6시로 예정돼 있었다. 오후 6시 발표를 당일 저녁 8시 뉴스에 반영하기엔 시간이 많지 않기에, 이럴 때 기자들은 찬성과 반대에 대한 기사를 모두 써놓는다. 정각 6시에 서울대 비대위에서 보낸 문자가 도착했다.

‘오늘 6시 배포 예정이었던 서울의대 비대위 보도자료는 내일 아침 배포하겠습니다. 중대 사안이라 신중을 기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기자 회견은 아직 예정이 없습니다.’

어떻게 기사를 써야 할지 막막해하고 있을 때 문자가 또 왔다. 

‘재공지드립니다. 10분 안에 배포 예정입니다. 죄송합니다.’

서울대병원 교수의 무기한 휴진 보도자료를 받은 후 급하게 기사를 작성하긴 했지만, 도대체 그 10분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무기한 휴진은 사상 초유의 일이고 응답 교수 750명의 68.4% 찬성이라고 하니 서울대병원 비대위도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환자에 대한 책임감, 여론의 지탄 그리고 서울대병원이 다른 병원에 끼칠 영향력 등 여러 화두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을 것이다. 언론과의 약속을 어길 만큼 거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토록 거센 격론을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어떻게 10분 만에 다듬어 하나의 의견으로 취합했을까?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여태껏 비대위 활동에 호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강희경 교수가 그렇게 얘기하니까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고개가 끄덕여진 이유가 강희경 교수라는 사람 때문인지, 그가 한 말 때문인지, 도대체 어떤 말을 했는지 다시 물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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