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연 “올해 집값 서울·수도권만 상승···공급 계속 감소 시 집값 다시 폭등”
“지방 2.7%·전국 1.8% 하락 전망”
“5년간 공급부족 86만호 누적”
올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3년 만에 상승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전국과 서울·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연간 0.5% 하락할 것이라는 다른 기관 발표와는 다른 전망치이다. 주택 공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하면 늦어도 2년 뒤에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상승세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거론된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택공급활성화방안 세미나를 열고 올해 주택 매매가격은 전국적으로 1.8% 하락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1.8%와 0.9%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이외 지역은 2.7%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 매매가는 올 4월까지 전국이 0.5% 하락했지만 서울은 지난 3월 말, 인천은 4월, 수도권 전체는 이번달 초부터 상승 전환했다. 전국 주택 매매량도 지난 1월 4만3000건에서 올 4월 5만8000건으로 늘었고 서울은 올 초 5000건에서 4월 8000건까지 증가했다.
주산연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난해(1.4%)보다 높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5.0%에서 3.5~4.5%로 낮아져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30대 인구와 인허가 물량도 집값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30세 도달인구가 2017~2021년 연평균 67만명에서 2022~2024년 74만5000명으로 증가하는 반면, 인허가 물량은 2022년 52만호에서 올해는 38만호까지 줄고, 착공 물량도 같은 기간 38만호에서 30만호까지 줄어들어 가격 상승을 자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덕례 주산연 선임연구위원은 “오는 9~10월에는 일자리가 많은 지방광역시 아파트도 강보합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고, 1기 신도시 아파트도 하반기에 재건축 선도지구가 정해지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2년부터 올해까지 시장 침체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주택수요량 대비 누적 공급부족량이 약 86만호가 될 것”이라면서 “당장 확실한 효과를 낼 주택공급활성화 대책이 없으면 내후년에 공급부족에 의한 집값 폭등세가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가격은 올해 전국이 0.8%,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2.3%와 2.5% 오르고 지방은 1.7%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가는 2022년부터 하락하다가 지난해 6월부터 상승했고 상승 폭도 커졌다. 올 초부터 4월까지 전국은 0.3%,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1.2%와 1.1% 올랐다. 지방광역시와 기타 지방은 각각 0.4%와 0.2% 하락했다.
주산연은 주택 시장에 진입한 30대가 늘었지만 이들이 주로 찾는 소형 주택 공급이 급감하면서 수도권의 전월세 상승폭은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60㎡ 이하 주택의 올해 인허가 물량은 6만7000호로 과거 5년(2017~2021년) 평균(21만9000호)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개정 주택임대차법 시행으로 도입된 전월세 계약갱신기간 4년(2+2년) 만기가 다음 달 도래하는 점도 전세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주산연의 이날 집값 전망은 다른 기관 전망치와는 차이가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2일 세미나에서 올해 주택 매매가가 전국·수도권·지방 모두 0.5% 하락하고, 전세가는 전국 기준 2.6%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아파트값이 여전히 비싼 수준이고, 하반기 금리 인하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더딜 것을 고려하면 주택 매매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전셋값은 줄어든 매매 수요가 유입되고, 연간 입주 물량이 전년보다 줄면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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