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악영향…건축비 현실화·다주택중과 폐지해야"
설문 응답자 10명 중 7명, 내년 주택 사업 축소
"건축비 현실화, 금융 애로 지원 등 지원 필요"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주택 공급 감소 누적 등으로 인해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 가격 동반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사업자들이 신규 사업 수주를 꺼리는 이유가 과도한 부동산 규제 때문이란 주장이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17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으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주택건설사업자들은 △시장침체와 분양원가 급등 △원가에 못 미치는 분양가 규제로 인한 사업성 악화△금융조달 애로에 따른 사업착수 및 진행상의 어려움 △소형주택 공급을 위축시키는 다주택자 중과제도 △미분양 해소 대책 미흡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건설관련 불합리한 규제와 자금지원 미흡 △수익률제한과 과도한 기부채납 등으로 민간택지사업 추진불가 △실질적인 도시정비사업 활성화 조치 미흡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주산연은 먼저 법적 근거가 없는 지방자치단체 등의 임의적 분양규제 금지가 장기적으로 공급을 줄여 집값을 더 올린다고 보고, 법규로 이를 금지하고 특별 감사 등을 통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연구실장은 “현재 법령상 분양가 규제는 조정지역에서만 시행하게 되어 있으나, 일부 지자체는 지역 주민들이 값싸게 분양받도록 하겠다며 입주자모집공고 승인과정에서 분양가를 낮추도록 사실상 강제해 사업자가 분양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가에 못 미치는 아파트 공급기준 건축비도 현실화 해야 한다고 봤다. 아파트 분양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본형건축비’는 지난 20여년 간 매년 1~2차례 인상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인상 요인을 100% 반영하지 못했고, 최근 수년간 인건비와 자재비가 급등하여 시장건축비의 72% 수준에 불과한 상태라는 주장이다. 특히 임대아파트에 적용되는 표준건축비는 지난 15년간 두 차례 인상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인상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아 분양아파트 기본형건축비의 54%에 불과하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분양아파트 기본형 건축비를 조속히 현실화 하고, 임대아파트 건축비는 모든 정권이 인상 시 마다 부담을 느껴 제대로 현실화하지 못했으므로 분양아파트 기본형건축비의 일정비율(80%)을 연동해 적용하도록 법규에 명문화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주산연은 건설사업자들의 금융 조달 문제 해결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면서도 PF대출규제와 충당금 확대 등 ‘PF건전성 관리대책’을 동시에 추진해 감독에 민감한 시중 금융기관들이 대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계지역 아파트 분양가능성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중도금대출과 잔금대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사업자들은 중도금과 잔금회수에 대한 어러움을 토로하고 있다.
김 실장은 “주택공급 위축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우선 1년간이라도 한시적으로 ‘관계기관 합동 PF지원단’을 설치해서 상담, 신청, 심사, 보증, 대출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중도금 대출과 잔금대출 규제도 신속히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과도한 다주택 중과제도도 적정화해야 한다고 봤다. 다주택자 중과제도는 윤석열 정부에서 2주택 이하는 상당폭 완화됐으나, 여전히 소형주택 공급 급감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단 주장이다. 김 실장은 “주요 선진국에 없고 주택시장 교란요인으로 작용하는 다주택 중과제도는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나, 향후 집값 재상승 시 국민적 합의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우선 공급 감소 효과가 큰 소형 비아파트부터 시행하는 방안 검토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산연은 이외에도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확실한 미분양 대책 마련 및 시행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제도 합리화 △도시개발사업에 과도한 수익제한과 기부채납 적정화 △도시정비 활성화로 주택공급 확대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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