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0 롱패스 0 크로스 0' 머쓱해진 PL 올해의 선수 타이틀...파브레가스, "이런 대회에선 책임지고 큰 역할 해줘야" 일침
[OSEN=정승우 기자] "차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처럼 15년 동안 최고 수준에 머물렀던 선수들이 이런식으로 공을 처리하는모습은 볼 수 없었다."
영국 '메트로'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필 포든이 분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라고 알렸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17일 오전 4시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아레나 아우프샬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C조 1차전에서 세르비아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따낸 잉글랜드는 같은 조의 덴마크-슬로베니아가 무승부를 거두면서 승점 1점을 나눠가지면서 1위로 올라섰다. 세르비아는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을 나섰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필 포든-주드 벨링엄-부카요 사카가 공격 2선에 섰다. 데클란 라이스-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가 포백을 보호했고 키어런 트리피어-마크 게히-존 스톤스-카일 워커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조던 픽포드가 지켰다.
선제골은 전반 13분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워커가 전방에 있던 사카에게 패스했다. 사카는 그대로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고 굴절된 공은 박스 안의 벨링엄에게 향했다. 벨링엄은 정확한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 잉글랜드가 기록한 유일할 유효 슈팅이 골로 이어졌다.
전반전은 잉글랜드의 1-0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에도 지루한 경기가 이어졌다. 후반 32분 오른쪽에서 재러드 보웬이 올린 크로스를 케인이 강력한 헤더로 연결했지만, 수문장 프레드라그 라이코비치가 쳐낸 뒤 골대를 때리고 나갔다. 후반전 나온 번뜩이는 장면은 이 장면 하나 뿐이었다.
후반전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지만, 경기는 추가 골 없이 잉글랜드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잉글랜드는 전체 슈팅을 5회 기록하는 데 그치면서 명성에 한참 모자라는 경기력을 보였다.
경기 종료 후 UEFA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의 인터뷰를 전했다. 영국 'BBC'와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세르비아는 강팀이다. 우린 조금 고생했지만, 무실점 승리로 좋은 경험을 만들었다"라고 경기를 총평했다.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우리에게 정말 중요했던 승리다. 난 선수들의 플레이에 만족했다. 특히 전반전에는 공을 아주 잘 다뤘다. 후반전엔 우리가 필요했던 만큼 공을 소유하지 못했지만, 승리를 거두면서 좋은 출발을 만드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사우스게이트는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남겼지만, 텐 하흐 감독은 경기가 많이 지루했던 모양이다. 네덜란드 'NOS' 방송에 출연한 텐 하흐는 "벨링엄의 경기력은 마음에 들었다. 혼자서 잉글랜드의 수준을 한 단계 위로 끌어 올렸다"라며 벨링엄을 콕집어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잉글랜드는 매우 수동적인 경기를 펼쳤다. 계속해서 뒤로 물러났고 세르비아의 전진을 허용했다"라며 "이는 감독의 비전 문제"라고 꼬집었다.
텐 하흐는 "잉글랜드가 1-0 리드를 잡자마자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간격을 좁히고 콤팩트한 축구를 지시했다. 남은 시간 선수들이 상황을 만들어주길 기대하는, 도박을 시작한 것"이라고 전술적인 부분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페인 레전드 세스크 파브레가스도 한 마디 거들었다. 파브레가스는 포든의 부진에 초점 맞췄다.
포든은 2023-2024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리그 34경기에 출장해 17골 8도움을 기록, 팀의 25골에 직접 관여했다. 2023-2024시즌 플레이어 오브 더 시즌(올해의 선수)에도 이름을 올린 포든이다.
대표팀에서는 잠잠했다.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에선 리그 최고의 선수지만, 대표팀에선 아니었다. 특히 이번 경기 그는 왼쪽 측면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슈팅 0회, 롱패스 성공 0회, 크로스 성공 0회, 키패스 1회만을 기록할 뿐 번뜩이는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이에 파브레가스는 'BBC' 방송에 출연해 "선수가 차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을 소유하길 원하고 있는지의 문제"라며 "포든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공을 만지는 것을 즐기고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는 "잉글랜드가 경기 중 최고의 장면을 만들었을 땐 세르비아가 공을 소유하도록 놔뒀을 때다. 잉글랜드를 향한 세르비아의 압박이 강해지던 후반전, 우린 포든이 동료를 보지도 않고 40야드씩 공을 멀리 차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알렉산더 아놀드도 마찬가지"라며 압박 상황에서 제대로 된 활약이 나오지 못했다고 짚었다.
파브레가스는 "차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처럼 15년 동안 최고 수준에 머물렀던 선수들이 이런식으로 공을 처리하는모습은 볼 수 없었다. 선수는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다소 무책임한 공 처리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후반전 잉글랜드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럴 땐 포든과 같은 선수들이 분발해야 한다. 이런 큰 대회에서는 그들이 해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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