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군 위상이 달라졌다…2차 대전 후 첫 ‘재향군인의 날’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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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 행사가 15일(현지시각) 열렸다.
독일의 퇴역 군인들은 이날 독일 곳곳에서 군 복무 경험을 되돌아보는 행사를 열어 첫 재향군인의 날을 국경일로 기렸다고 독일 방송 도이체벨레 등이 보도했다.
독일에선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퇴역 군인들의 군 복무와 노고를 기리는 행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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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 행사가 15일(현지시각) 열렸다.
독일의 퇴역 군인들은 이날 독일 곳곳에서 군 복무 경험을 되돌아보는 행사를 열어 첫 재향군인의 날을 국경일로 기렸다고 독일 방송 도이체벨레 등이 보도했다. 이날 수도 베를린에서도 모터사이클 투어가 열리는 등 크고 작은 행사가 열렸다. 독일 재향군인회(퇴역군인회) 회장 번하르트 드레셔 “마침내 우리가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인정받는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앞서 전날엔 의회에서 퇴역 군인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연방의회 의장 베르벨 바스는 “독일은 퇴역군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유럽에서 전쟁이 부활하고 있는 이때가 분명한 재향군인의 문화를 세울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독일에선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퇴역 군인들의 군 복무와 노고를 기리는 행사가 없었다. 당시 독일군이 다른 나라를 공격한 침략군이었고 또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등 나치의 범죄 행위에 협력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반성적 인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독일 사회의 군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전기가 됐다. 유럽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군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지난 4월 25일 독일 의회는 해마다 6월 15일을 재향군인의 날로 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독일의 거의 모든 당이 찬성했고, 좌파당만 “당의 평화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표를 던졌다. 이날 열린 첫 행사는 독일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군의 역할과 위상을 재평가하고 재무장에 나서는 변화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눈에 띄는 신호다.
독일이 재향군인의 날은 미국의 재향군인의 날, 영국의 군인의 날을 본떠, 전투 중 숨지거나 다친 군인뿐 아니라 군복을 입었던 모든 퇴역 독일 군인을 기릴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독일 국방부에 따르면 독일의 퇴역 군인은 100만명 정도 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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