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검찰 애완견"에 "이재명 취재 거부하자" 쏟아지는 반발
천하람 "윤석열 대통령이 언론을 '야당의 애완견'이라 불렀다면"
추경호 "진실 두려워 감정이 격해지면서 정상적 판단을 잃은 듯"
이재명, 해명 대신 오늘도 검찰 기소 비판 "판단은 국민이 할 것"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언론은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발언에 이어 양문석 민주당 의원이 기레기를 애완견으로 높여줘도 발작을 한다는 식으로 두둔하자 “역대급 망언”, “방어하는 자가 애완견”, “도 넘은 언론 공격”, “이재명에 취재를 거부하라”는 등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해명하거나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대표의 막말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닌데 그중에서도 최악”이라며 “역대급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함께 출연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이런 발언들이 하한가로 평가될 정도면 윤석열 정부의 언론관은 상장 폐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전 의원은 언론이 왜곡 조작한 부분이 뭐냐는 질의에 “(쌍방울 대북송금이) 주가조작을 위해서 쓴 비용이라고 국정원 보고서에 돼 있는데 언론 보도는 이재명의 방북 비용이 확실한 것처럼 나오고 있다”고 답했다.
김재섭 의원은 이에 “언론이 방북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썼다 해도 그걸 개에 비유하는 거는 너무한 거 아니냐”며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과거에도 언론사 폐간시키겠다, 언론사 망하게 하겠다는 얘기를 했는데, 본인과 결이 안맞거나 언론의 감시 기능이 본인에게 깊숙이 다가오면 적대적으로 대하게 된다.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을 대표 스스로가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에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 보고서 내용이 언론보도에 반영되지 않은게 조작이고 왜곡이냐며 그것이 1심판결에서 반영되지 않았다면 항소심 재판을 통해 반영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이재명 대표 낙인 보도는 끊이질 않으니 화가 날 법도 하다며 이재명을 지우려는 정부 입장에 언론이 많이 동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안 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재섭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화가 난다고 아무 말이나 하면 그게 정치인인가”라며 “정치인의 자격도 좀 의심하게 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조응천 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도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언론을 애완견이라고 부른 것이 애완견에 대한 모독'이라고 한 양문석 의원과 '권력 받아쓰기 하는 언론을 애완견이라고 한 건 비하나 망언이라 할 일이 아니다'라 한 노종면 의원을 두고 “방어에 나선 분들이 애완견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 단장은 “'나 이렇게 충성해', '이렇게 진심이야'라며 개딸들 보라고 하는 거다. 자기 정치하는 거고, 이게 바로 애완견 행태”라고 했다.
조 단장은 대북송금 사건이 상대가 조선노동당이며 건너간 돈 액수가 800만 불이라 민감하고 중대할 뿐 아니라 형량도 셀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그런데 대북송금과 이 대표를 바로 이렇게 연관지어 판결문에 (적시했으니) 당황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 단장은 언론을 검찰 애완견이라 비난한 것을 두고 “언론이 왜 내 얘기는 실어주지 않냐, 혹은 이화영 얘기는 다뤄주지 않느냐는 불만”이라며 “사법절차는 심급제여서 법정 안에서 항소를 통해 해소하면 되고, 지금은 기소된 것에 불과하니 1심에서 열심히 다투면 된다. 국회의원이 원내에서 싸워야 되는 것처럼 사법절차는 법정 내에서 다퉈야한다”고 쓴소리했다.
천하람 개현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와 양문석 의원은 언론에 대한 도를 넘은 공격을 즉각 멈추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천 원내대표는 “권력자가 언론인 전체를 싸잡아 공격하는 것은 품격있는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부적절한 일”이라며 “입법권력을 장악한 원내 1당 대표가 언론을 싸잡아 검찰의 애완견으로 폄하한 것은 있을 수 없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천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본인에게 불리한 내용만 보도된다고, 언론을 '야당의 애완견'이라 불렀다면 어땠겠나.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언론장악 공세로 규정하고 탄핵하자고 달려들었을 것”이라고 비유했다. 천 원내대표는 “여의도 대통령 이재명 대표가 언론을 부당하게 공격한다면 마찬가지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재판이 네 개로 늘어나게 된 점을 들어 “이 대표와 친명들은 진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감정이 격해지면서 정상적 판단을 잃은 듯 하다”며 “민주당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언론중재법 밀어붙이는 것만 봐도 언론에 대한 오래된 반감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그렇더라도 검찰 애완견 발언은 국회 제1당 대표의 입에 담아서는 안될 극언”이라며 “친명계 의원들의 충성 엄호도 정도껏 해야지 친명 이전에 한명의 국회의원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YTN 기자 출신의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언론은 이재명 당대표에 대해 취재 거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정치인이 언론에 불만을 토로할 때가 있으나 언론을 싸잡아서 애완견이라는 막말을 하지는 않는다”며 “이 대표의 그런 막말에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이 취재와 기사가 이어지는 것도 비정상적이다. 이 대표 사과없이 취재와 기사가 나오는 것도 언론의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논란이 된 본인의 발언에 해명이나 유감 표명은 하지 않았다. 대신 검찰의 기소를 규탄했다. 이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여기 계신 언론인 여러분,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분들에게 물어보겠다”며 “북한에 현금을 몇억씩 몇십억 씩 주면 유엔제재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외환관리법 위반, 재산 해외도피로 처벌된다 모르는 사람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참여정부 대북 특사이자 대북전문가인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전 국회의원)가 이런 상식도 모르고, 북한에 현금 50억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그 사람이 바보냐. 정신나갔느냐. 이게 검찰의 주장”이라며 “북한에 50억 주기로 했는데, 못주니까, 김성태 보고 대신 내달라고 했다는 것 아니냐.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거듭 되물었다.
이 대표는 “북한은 10월에 (돈 주기로) 약속했는데, 12월에 왜 이행을 안하냐고 화내면서 쌍방울 보고 대신 내달라고 했다? 북한도 바보냐. 이게 현재 벌어지는 대한민국 검찰공화국 실상이다. 판단은 역사가, 국민이 할 것”이라고 검찰을 성토했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정원 보고서 내용과 안부수 아태교류협회장의 딸 매수 의혹 등을 들어 “이것이 다 드러났다. 이것이 언론에 나왔다. 언론인 여러분, 이 내용을 꼭 좀 보도해 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서 위원은 “이렇게 억울하게 야당 대표를 검찰이 조작하고 옭아매도 되는 것이냐”며 “윤석열 정권, 이렇게 해서 무슨 천벌을 받으려고 이렇게 하는 것이냐. 언론인 여러분, 저희들에게 힘 좀 실어 주시고, 진실을 좀 밝혀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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