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를 향한 도 넘은 마녀사냥, 자중해야 할 때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가수 겸 배우 이승기의 장인이자 배우 견미리의 배우자인 A씨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일명 주가 조작 혐의에서 결국 벗어나지 못했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되며 항소한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대법원판결에서 뒤집히고 만 것이다.
덕분에 이승기는 그를 장인으로 두었단 이유 하나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계속 오르내려야 하는 부당한 상황에 처했다. 장인의 잘못에 그가 일조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가족이 되기 전에 벌어진 일이다만, 장인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모든 화제에 그의 이름은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전 소속사에서 ‘가족’같은 관계를 이유로 오랜 시간 정신적인 폭력에 시달리고 받아야 할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해 법적 다툼까지 갔고, 그곳에서 겨우 벗어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고 나서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승소하여 받은 돈을 사회에 기부까지 했던 이승기다. 당시 그에게 돈을 받지 못한 것보다 자신이 처한 엄혹한 장면이 친밀한 관계에서 비롯되었다는 게 더 큰 고통이었을 테니까.
그런데 장인의 돈 문제에 또다시 얽혀 들어가야 한다니 모진 노릇이다. 물론 대중에게 스타 이승기가 결혼한 배우자의 부친, 즉 스타 이승기의 가족으로 인식된 이상, 그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다면 당연히 대중은 해당 스타에게 도의적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어디까지나 도의적인 책임으로, 인신공격이나 악의적인 비방 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승기가 거론되는 정도가 도를 지나친 경우가 태반이라는 데 있다. 심지어 결혼을 잘못한 그의 업보라 여긴다거나 그가 전 소속사와 소송 당시 했던 말을 끌어와 적반하장이라며 장인의 범법 행위를 마치 그의 것처럼 뭉뚱그려 버리기도 하니, 아무리 대중에게 삶이 전시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가진 스타라 해도 지극히 비정상적이다.
아무리 스타라 해도 그 삶의 모든 선택을, 비도덕적인 것이 아닌 이상, 대중이 함부로 왈가왈부하거나 평가할 수 없다. 엄연히 타인의, 존중받아야 할 삶으로, 선을 넘는 것이다. 마녀사냥, 군중의 어긋난 심리에 몰려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할 때, 우리는 이를 ‘마녀사냥’이라고 한다. 서구 문명에서 아주 구체적인 모습으로 실재했던 마녀사냥은, 당시의 권력층이 자신의 정체성을 명료하게 하고 지배력을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악을 구현하는 존재로서 마녀를 ‘만들어’ 자행된 것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의 시대가 한쪽에서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꽃을 피울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한쪽에서는 마녀라는 비이성적 존재를 믿는 게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군중이, 대중이 제대로 된 사고 과정을 거쳐 형성된 주관을 갖고 있지 않으면 선동에 쉽게 현혹될 수밖에 없는 미약한 무리임을 제대로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이 선의에 의해서든 악의에 의해서든.
현재 이승기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상은 마녀사냥이라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 마녀사냥의 조짐은 어쩌면 대중에게 있어 가장 모범적 존재라 할 만한 스타였던 그가, 대중에게 미운털 박힌 집안의 딸과 결혼한다고 공표하면서부터 시작되어, 차근차근 그 몸집을 불려 온 것일지도. 이는 그의 팬들을 중심으로 한 일부 대중에게 어떤 배신감을 안겼는데, 그만큼 이승기라는 스타를 신뢰한 마음이 컸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타인이 터치할 수 없는 개인의 삶이다. 스타 또한 누려야 할 기본적인 삶의 조건으로, 때때로 스타라는 위치로 인해 망각되기도 한다. 이것은 간혹 비극적인 결말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우린 이미 앞선 많은 사례에서 경험했다. 현재 이승기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난 세례는 도의적인 책임이라 할만한 정도를 넘어섰다. 무엇에 홀린 눈빛을 바로잡고 자중해야 할 때다. A씨는 이승기의 장인이기 이전에 A씨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이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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