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자영업자 “하루 16시간 홀로 격무… 최저임금 지역·업종별 차등적용” 읍소

박지웅 기자 2024. 6. 17. 11:5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요즘 지방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직원 없이 사장 혼자 하루에 16시간씩 근무합니다. 주 6~7일 근무도 다반사입니다."

충북 제천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성수(51) 씨는 1만 원에 육박하는 최저임금이 부담돼 쉬는 날 없이 매일같이 10시간 이상 근무한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지방 자영업자들은 지역과 업종에 상관없이 획일적으로 오르는 최저임금으로 인해 전반적인 임금도 매년 상승하면서 직원을 채용하기가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나홀로 사장’ 사상 최대
서울에 비해서 매출은 적은데
동일 최저임금에 인건비 부담
“주 6~7일 근무하기도 다반사”
‘1인 자영업’ 비중 늘어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
전문가 “업종별 적용 시급해”
상점 앞에 대출 관련 명함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서울을 제외한 지방 1인 자영업자의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상점 앞에 자영업자 대출 관련 명함들이 놓여 있다. 박윤슬 기자

“요즘 지방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직원 없이 사장 혼자 하루에 16시간씩 근무합니다. 주 6~7일 근무도 다반사입니다.”

충북 제천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성수(51) 씨는 1만 원에 육박하는 최저임금이 부담돼 쉬는 날 없이 매일같이 10시간 이상 근무한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지방은 서울과 비교해 유동인구가 적어 매출 자체가 낮지만 동일한 최저임금 적용으로 인건비 부담이 큰 탓이다. 이런 이유로 직원을 줄이고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가 지방에서 늘고 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 지역 1인 자영업자 수는 375만3000명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권 내 1인 자영업자 수는 71만6000명에서 51만6000명으로 20만 명 감소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지방 자영업자들은 지역과 업종에 상관없이 획일적으로 오르는 최저임금으로 인해 전반적인 임금도 매년 상승하면서 직원을 채용하기가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한다. 경남 김해시 주방종합업체 분성그릇의 김선한(52) 대표는 “업종 특성상 몸을 많이 쓰는 일이다 보니 최저임금보다 훨씬 많이 줘야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사업도 어려워졌는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 눈높이만 높아져 더는 사람을 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높은 인건비 부담으로 1인 자영업을 선택하는 사업주가 늘어날수록 지방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파이터치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20% 인상되면 연간 일자리는 50만8000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을 중심으로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한계에 내몰린 상황에서 최근 상당수 업종을 중심으로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 비율을 뜻하는 최저임금 미만율까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현실을 고려한 업종별 차등 적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노동시장에서 법정 최저임금액인 시급 9620원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수는 301만1000명으로 전년(275만6000명) 대비 25만 명 이상 늘었다. 이로 인해 최저임금 미만율도 2022년 12.7%에서 지난해 13.7%로 1.0%포인트 올랐다. 반면 영세·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집계한 올해 1분기 소상공인 사업장당 평균 영업이익은 915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감소했다.

김강식 한국항공대 명예교수는 이날 경총이 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연합회·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실과 함께 개최한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최저임금은’ 토론회에서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을 받은 근로자 대부분은 지불 능력이 취약한 농림어업, 숙박·음식점업 등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저임금 수용성 제고를 위해 최저임금 미만율이 현저히 높은 업종에는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은 “임금 지불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를 1인 자영업자로 전락시키는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송유경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과거에는 최저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아 업종별 구분 적용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지만, 이제는 수준도 높고 업종별 노동생산성의 차이도 크다”고 설명했다.

박지웅·이근홍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