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기레기" 민주, 다시 막말 정치…국힘 "독재자 연습"

한병찬 기자 2024. 6. 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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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이재명 '검찰 애완견' 총공세…"두려움에 판단력 잃어"
민주, 李 호위에만 집중 "들을 만했다"…당내 일부 우려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6.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은 검찰 애완견'이라고 발언한 뒤 여야의 공방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를 두둔하려던 민주당 의원들이 오히려 언론 비하 논란에 기름을 부으며 확산시켰다. 국민의힘은 '비뚤어진 언론관이 드러났다'며 역공에 나섰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 전 입장을 발표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검찰을 비판하던 이 대표는 돌연 화살을 언론에 돌려 "진실 보도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지 않느냐"며 "이런 여러분이 왜 보호받아야 하냐"고 했다.

이 대표 발언을 접한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언론을 애완견이라 말하는 이재명 대표, 독재자 예행연습이냐"고 질타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언론 전체를 싸잡아 '검찰의 개'라고 비난하는 조폭 같은 막말을 들으면,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망하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발언을 옹호하며 오히려 논란을 더 키웠다. 양문석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앞서 이재명 대표가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했다는데, (이는) 애완견에 대한 지독한 모독이다"며 "언론사 소속의 '법조기자'라고 사칭하는 기자연(인)체 하는 '기레기'를 향해 '검찰의 애완견'운운한건, 애완견 '꿈'이를 키우는 꾸미의 아빠로서 자존심이 상한다"고 했다.

이어 양 의원은 "그냥 보통 명사가 된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 하시지"라며 "왜 그렇게 격조 높게 '애완견'이라고 해서 비난을 받는지 모를 일"이라고 적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권력이 주문하는 대로 받아쓰고 권력에 유리하게 프레임 만들어주는 언론을 학계에서도, 언론에서도 애완견(랩독 Lapdog)이라 부른다"며 "애완견은 감시견의 반대편 언론일 뿐 애완견이라 했다고 언론 비하, 망언 따위 반응이 나올 일이 아니다. 스스로 무식하거나 듣는 이가 무식하지 않고서야"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6.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민주당의 이 대표 옹위와 국민의힘의 총공세는 이날까지 이어졌다. 노 원내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애완견이냐 아니냐는 결국 기사로 평가된다"며 "이 대표가 나열한 논거를 하나씩 검증해 봐라. 그럼 비로소 토론이란 것이 가능해질 테니"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도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나와 "대다수 언론은 이런 말을 들어도 사실 할 말이 없지 않을까 싶다"며 "지금 보수 언론이 정권 비판하나"라고 지적하며 이 대표를 감쌌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법조계 기자들을 중심으로 쌍방울 사건으로 (이재명) 당대표를 입건하거나 기소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그럼에도 검찰이 당대표를 후안무치하게 기소한 데 대해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받아쓰기 하는 행태에 대해 언론학에서 공인되는 용어를 인용해 항변한 것"이라고 군색한 해명을 내놨다.

22대 국회 초반 거대야당의 기세에 눌려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왔던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잇단 설화에 총공세에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북송금 재판까지 추가되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친명계 의원들은 진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감정이 격해지면서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은 듯하다"며 "민주당이 장악한 대한민국 국회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전주혜 비대위원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3법'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려는 방송3법이야말로 언론을 민주당의 애완견으로 만들려는 계략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불편한 감정이 여과없이 표출했을 뿐 의도된 발언은 아닐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에서 '방송3법'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굳이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논란을 만들고 대치 전선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 통화에서 "매우 적절치 않았다. 추가 기소 이후 언론이 검찰발 내용을 받아썼다고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도, "언론을 위축시키려거나, 언론개혁을 위한 의도를 갖고 한 말은 아니라고 본다. 분개해서 한 얘기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원색적 표현 때문에 전하고자 하는 이념이나 견해가 아닌 선정적 표현에만 주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옹호할 경우 대결 구도만 부각해 여야 간 불필요한 논쟁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언론에 대한 섭섭함도 당연히 있는 것이고 언론 본연의 역할이라고 하는 사실 확인이나 균형 보도 측면에서 이 대표는 섭섭하다는 표현을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애완견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결과적으로는 논쟁만 남게 된 측면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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