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조선일보에 "노골적 사실왜곡·폄훼 사과" 요구

장슬기 기자 2024. 6. 1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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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진보당, 시장경제·한미동맹 부정"…"진보당 원내정당 부활 도움 민주당, 함께 책임져야"
진보당 "불평등하고 대외의존적이어야 하냐"…"윤석열 정권 심판 위한 야권연대 연합정치"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김재연 신임 진보당 상임대표(왼쪽)와 윤희숙 전 진보당 상임대표. 사진=진보당

김재연 전 진보당 상임대표가 지난 14일 3기 진보당 상임대표로 선출됐다. 이에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김 대표가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당시 통진당 의원이었다며 “북한을 도와 우리 사회 내에서 파괴 활동을 하려던 정당이 국회에 다시 들어와 무슨 일을 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색깔론을 꺼내 비난했다. 이에 진보당은 사실왜곡과 폄훼라며 조선일보 사설을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5일 사설 <제2통진당 사태 발생 땐 민주당이 책임져야>에서 “통진당은 유사시 우리 국가 기간 시설 타격을 모의하다 적발돼 2014년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됐다”며 “진보당은 그동안 자신들이 통진당과 무관하다고 주장해왔고 당 홈페이지에도 통진당 결성과 해산 때 과정은 생략한 채 2017년부터 활동만 보여주고 있지만 이번에 통진당 출신 전 의원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강제 해산된 진보당이 원내 3석 정당으로 부활한 데는 민주당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며 “2023년 전주을 재선거에서 강성희 의원이 당선되면서 원내정당으로 부활했는데 민주당이 그 지역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보당에 길을 터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 뒤 “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는 야권연대라는 이름으로 진보당 출신 3명을 자신들의 위성정당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했다”고 했다.

진보당 강령의 “불평등한 한미관계 해체”, “대외의존적 경제 체제와 재벌 해제” 등을 인용해 비판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대한민국 발전의 동력이었던 시장경제와 한미동맹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고 이런 사람들이 국회에 진입했다”며 “국회의원은 상임위가 무엇이든 정부 정책과 예산을 사실상 무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북한을 도와 우리 사회 내에서 파괴 활동을 하려던 정당이 국회에 다시 들어와 무슨 일을 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10년 전에는 헌재가 통진당을 강제 해산했지만 이번에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민주당도 함께 그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 지난 15일자 조선일보 사설

이를 두고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16일 <노골적 사실왜곡과 폄훼, 조선일보는 공식 사과하라> 서면브리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노골적인 사실왜곡과 철저한 폄훼로 가득 차 있다”고 반박했다.

홍 대변인은 “조선일보가 신주단지 모시듯 숭상하고 있는, 국정원의 프락치공작으로 촉발된 이른바 '내란음모사건'과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사건은 그 자체로 향후 국정조사 등을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시급히 필요한 문제”라며 “박근혜 독재정권의 대표적인 악행으로 이미 국제적으로도 숱한 비판을 받은 바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홍 대변인은 “현재 진보당과 통합진보당은 전혀 법적으로도, 인적으로도 관련이 없음을 수십, 수백 차례 공식적으로 설명했다”며 “10만 명에 이르는 진보당 당원들의 절대 다수가 진보당을 첫 정당으로 가입했노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정말이지 요지부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법적 승계를 놓고 보면 현재 국민의힘이야말로 '전두환 군사독재 후신 정당', '박근혜 국정농단 정권의 후신 정당'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도움으로 원내 진출했다는 주장에 대해 홍 대변인은 “우리 국민을 거부하고 있는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야권연대 연합정치에 '위성정당, 민주당의 도움' 등을 운운하는 것 또한 가당치도 않다”며 “2023년 전주을 재선거에서 민주당이 공천하지 못한 것은 재보궐 귀책사유에 따른 것이지 '진보당에 길을 터준 것'이 아니며, 지지율 1%대로 원내 3석이 된 것 또한 대표성을 강화하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대의에 지극히 충실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진보당 강령에 대해서는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바꿔내자는 것, '대외의존적 경제체제'를 개선하자는 것이 도대체 왜 문제인가? 거꾸로 조선일보는 불평등하고 대외의존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건가”라며 “우리 사회에 대한, 우리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자긍심과 자존심마저 없는 조선일보의 입장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넘어 가련함마저 느낄 지경”이라고 했다.

한편 김재연 신임 상임대표는 전체 투표자 2만8194명 중 69.0%(1만9464명)를 득표해 정태흥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김 대표와 함께 신창현·장진숙 일반대표, 김창년 노동자당 대표, 이대종 농민당 대표,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 이경민 빈민당 대표가 차기 지도부로 선출됐다. 3기 지도부 임기는 6월15일부터 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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