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마트에서 웃다[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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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국적인 식료품 가게가 아니다. 하나의 문화현상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이렇게 보도한 곳은 H(한아름)마트.
NYT는 H마트가 '한국 식품의 미국 주류시장 진입에 마중물 역할을 하며 미국 유통업계를 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사회 비주류 한국계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려 찾았던 H마트가 2, 3년 만에 미국의 문화현상이 됐다니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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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국적인 식료품 가게가 아니다. 하나의 문화현상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이렇게 보도한 곳은 H(한아름)마트. 1982년 뉴욕 퀸스의 식료품 가게에서 출발해 지금은 미국 전역에 96개 매장을 운영 중인 대표적인 한인 마트다. NYT는 H마트가 ‘한국 식품의 미국 주류시장 진입에 마중물 역할을 하며 미국 유통업계를 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H마트의 급성장은 미국 내 아시아계 인구 증가에 K-콘텐츠와 K-푸드 인기가 더해진 결과이다. 재미교포 모녀가 올린 틱톡 영상 때문에 미국에서 냉동 김밥 품절 사태를 빚었듯이 틱톡·유튜브 등에선 K-푸드 콘텐츠가 큰 인기다. 한국 음식 먹방 영상이 넘쳐나고 H마트에서 장 보는 영상이 얼마나 많은지 직접 가지 않아도 훤히 다 알 수 있다.
우리에게 H마트를 아주 특별한 공간으로 소개시켜준 건 인디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가수 겸 기타리스트 미셸 자우너의 에세이 ‘H마트에서 울다(원제 Crying in H Mart : A Memoir)’다. 2021년 미국에서 출간된 화제작으로 2022년 국내에 나와 베스트셀러가 됐다.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나는 H마트에만 가면 운다’로 시작하는 에세이는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를 추억하고 애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한국인 엄마와 미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한 살에 미국으로 건너간 자우너는 사사건건 간섭하는 ‘잔소리꾼’ 엄마와 싸우다 사이가 멀어지지만, 25세 때 엄마가 세상을 떠나자 삶 전체가 무너져 버린다. 그는 H마트에서 재료를 사와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들을 만들어 먹으며 엄마를 추억하고 이해하고 애도하며 성장해 나간다. 그는 이렇게 써내려갔다. ‘내가 H마트에 가는 것은 갑오징어나 세 단에 1달러짜리 파를 사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추억을 찾으려고 가는 것이기도 하다. 내 정체성의 절반인 한국인이 죽어버린 건 아니라는 증거를 찾으려는 것이다.’
미국사회 비주류 한국계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려 찾았던 H마트가 2, 3년 만에 미국의 문화현상이 됐다니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한국땅을 한 번도 밟아본 적 없는 미국인이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 시큼한 김치찌개, 달콤매콤한 양념치킨을 자신의 ‘소울 푸드’라고 말하는 시간이 곧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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