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대전하나전 무승부 그 이후, 박태하 감독이 드러낸 '조용한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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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섣부르게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대전하나 시티즌 원정 경기 이후에는 좀 달랐다.
박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지난 15일 저녁 6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졌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6라운드 대전하나 시티즌전에서 1-1로 비겼다.
그리고 그게 실패하면 지난 대전하나전과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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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포항)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섣부르게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조곤조곤하게 경북 사투리 억양의 말투로 상대방을 설득시키며 자신의 뜻을 전하는 편이다. 그러나 지난 대전하나 시티즌 원정 경기 이후에는 좀 달랐다. 그는 선수들에게 이래서는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남겼다. 분명한 불만이었다.
박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지난 15일 저녁 6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졌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6라운드 대전하나 시티즌전에서 1-1로 비겼다. 0-1로 끌려가던 경기를 허용준의 동점골로 원점으로 돌린 뒤, 역전을 위해 총공세를 퍼부었으나 이창근 골키퍼가 지키는 대전하나의 골문을 끝내 열지 못하고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내용상 포항이 분명 불만을 가질 법한 승부임이 분명했다. 박 감독은 홈에서 승점 관리가 너무 안 된다고 짚었다. 시즌 개막 후 '태하드라마'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는 2024시즌의 포항이지만, 정작 홈팬들은 안방에서 그 드라마를 즐긴 적이 별로 되지 않는다는 걸 짚은 것이다.
게다가 사실 '태하드라마'라는 별칭을 박 감독은 온전히 좋아하진 않았다. 박 감독은 지난 5월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그런 별칭이 붙어 팬들이 즐거워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먼저 실점하고 쫓아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포항은 시즌 개막 후 많이 이기긴 했지만, 이기는 과정이 상당히 힘들었다는 걸 우회적으로 말한 것이다. 그리고 그게 실패하면 지난 대전하나전과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박 감독은 "지금껏 쌓여온 불만"이라며 "저뿐만 아니라 우리 팀을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팬들의 응원과 열정에 비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튼 간절함이 부족했다"라고 씁쓸해 하며 "선수들이 원하는 대로 결과를 만들어내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도 프로라는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어떻게든 성적을 내야 한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선두권에 있어도 이 고비를 넘지 못하면 아무 의미 없다"라고 냉정하게 팀 상황을 짚었다.
특유의 조용하고 조곤조곤한 말투였지만, 멘트 하나하나에 단단히 뿔이 나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기자회견장이었다. 박 감독은 다음 승부를 위해 선수들과 보다 적극적인 미팅을 가질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분명 선수들이 다음 라운드에서는 달라진 모습이 보여야 박 감독이 조용한 분노를 억누를 수 있을 듯하다. 포항 처지에서는 호기라 할 수 있는 이번 시즌 초반 레이스를 더욱 살리려면 박 감독의 뜻대로 좀 더 선수들이 악착 같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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