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주간기상] 고려대를 이긴 중앙대, 중앙대를 이긴 경희대...치열한 순위 경쟁
[점프볼=조원규 칼럼니스트] 올해 대학리그는 최강 고려대와 연세대를 건국대, 동국대, 성균관대, 중앙대가 위협하는 형국이다. 중앙대에 대역전극을 펼친 경희대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단국대와 한양대는 남은 플레이오프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친다.
명지대, 상명대, 조선대는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탈락했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은 불가능에 가깝다. 명지대만 실낱같은 희망을 잡았다. 조선대를 가볍게 제압하며 시즌 첫 승에 성공. 그러나 연세대, 중앙대, 동국대를 상대해야 하는 험난한 일정이다.
<6월 2주 대학리그 결과>
6.10(월) 경희대 81:73 중앙대
6.10(월) 고려대 78:69 동국대
6.11(화) 성균관대 79:66 단국대
6.12(수) 한양대 56:40 상명대
6.13(목) 명지대 80:60 조선대
6.13(목) 연세대 94:78 건국대
아주 맑음 경희대, 고려대, 명자대, 연세대
경희대가 놀라운 뒷심을 발휘했다. 우상현의 3점 슛을 시작으로 13분간 45점을 몰아치며 18점 차를 뒤집었다. 침묵했던 3점 슛이 터졌다. 4쿼터에만 8개의 3점 슛이 림을 통과했다. 10일 중앙대와 경기 전까지 경희대의 경기 평균 3점 슛은 6.5개였다. 이날은 13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켰고 그중 10개는 3쿼터 7분 이후에 나왔다.
그 구간에 주전 빅맨 안세준이 없었다. 5반칙 퇴장으로 코트를 물러났다. 그런데 지승현이 있었다. 지승현은 수비와 리바운드를 위한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알토란 같은 5득점도 챙겼다. 임성채와 배현식은 4쿼터에만 각각 3개의 3점 슛을 넣으며 패배의 먹구름을 걷어냈다. 김서원은 13개의 어시스트와 4개의 스틸로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고려대는 난적 동국대에 비교적 손쉽게 승리했다. 주희정 감독의 복귀 영향일까. 초반부터 선수들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특히 이건희가 그랬다. 3점 슛을 던지는데 주저함이란 없었다. 자신 있게 던진 슛은 모두 림을 통과했다. 2쿼터까지 터진 5개의 3점 슛은 고려대가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이유가 됐다. 고려대는 2쿼터를 15점 앞서며 끝냈다.
부상에서 복귀한 김도은도 특유의 빠르고 힘 있는 돌파로 4쿼터 동국대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공헌했다. 박정환도 빠진 상황에서 김도은의 합류는 큰 힘이 됐다. 고려대는 이동근(11득점)과 문유현(8득점)의 득점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승리에 지장은 없었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수비에 진심인 선수가 많았다. 김태훈과 박준형이 롤모델인 김정현다니엘도 그랬다. 23분 24초를 뛰며 8득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명지대에 필요한 단 하나는 승리다. 드디어 그것을 만들었다. 상대의 강약을 논하지 말자. 공은 둥글다. 손끝을 떠난 공이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실제로 조선대와 1쿼터는 20-20으로 팽팽했다. 조선대의 구본준이 변함없이 득점을 이끌었고 마산고 출신의 신입생 가드 석민준은 6득점의 깜짝 활약을 펼쳤다.
2, 3쿼터는 달랐다. 명지대의 득점은 20점, 24점으로 줄지 않았다. 조선대의 득점은 6점, 13점으로 반토막 냈다. 소준혁과 장지민이 팀 득점의 절반이 넘는 42점을 합작하며 선봉에 섰다. 김태헌과 이민철은 두 자릿수 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이날 명지대는 58개의 리바운드를 잡았다. 조선대보다 26개 많았다. 승리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한 단락이다.
연세대의 무패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지난 13일 상대한 건국대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라이벌 고려대도 쉽게 이기지 못했다. 그 팀을 비교적 수월하게 눌렀다. 건국대는 고려대와 두 경기를 치르며 각각 76점, 67점을 허용했다. 이날 연세대의 화력은 달랐다. 매 쿼터 2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94점을 넣었다. 다섯 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2점 슛 성공률 56%(28/50), 3점 슛 성공률 38%(6/16), 자유투 성공률 87%(20/23)로 효율도 높았다. 무려 26개의 어시스트가 나왔고, 그중 6개는 김보배의 손에서 나왔다. 다수의 프로 스카우터들이 김보배를 주목하고 있다. 그것을 의식하고 있을까. 중요한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가장 많은 어시스트(8개)를 기록한 이민서는 패스가 즐겁다.
맑음 성균관대, 한양대
부진했던 강성욱은 3쿼터부터 살아났다. 돌파와 미드레인지 점퍼로 3쿼터에만 11점을 올렸다. 4쿼터에는 3점 슛 2개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주민이 14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필드골 성공률 67%(2점 슛 5/8, 3점 슛 1/1)의 높은 효율이었다. 리바운드는 12개 적었다. 그러나 턴오버도 8개 적었고 속공은 6개 많았다. 이기는 습관은 중요하다.
한양대는 작년 정규리그 5위 팀이다. 그러나 올해 여정은 순탄치 않다. 플레이오프 경쟁팀과 대결에서 승리가 없다. 그래서 하위권 세 팀과 대결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리고 8위 자리를 다툴 가능성이 큰 단국대전 승리가 현실적인 플레이오프 진출 시나리오다. 지난 12일 상명대전 승리로 미션 하나는 달성했다. 하위권 세 팀에게 모두 승리했다.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1쿼터만 좋았다. 4명의 선수가 5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23점을 넣었다. 그러나 이후 30분 동안 33점에 그쳤다. 상명대의 수비가 좋았다고 위안하지 말자. 56점은 올 시즌 상명대의 최소 실점이다. 이전까지 최소 실점은 단국대전 66점이다. 박민재와 조민근의 꾸준함이 필요하다. 김주형은 보다 냉정할 필요가 있다.
흐림 건국대, 단국대, 동국대, 중앙대
건국대의 공격 루트는 비교적 단순하다. 어느 팀을 만나도 매치업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선수는 프레디 하나다. 그래서 프레디에게 공을 투입하는 것이 1옵션이다. 프레디에게 수비가 집중되면 외곽의 기회를 본다. 시즌 개막 전 예고한 ‘양궁농구’다. 이 둘이 여의치 않으면 조환희가 개인 능력으로 해결한다. 조환희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공격에서 조환희의 효율과 건국대의 경기력은 대체로 비례한다. 13일 연세대전도 그랬다. 조환희는 3쿼터까지 7득점에 그쳤다. 팀은 18점을 뒤졌다. 4쿼터에 조환희가 살아났다. 4쿼터에만 11득점을 올렸고 팀도 2점을 앞섰다. 건국대를 상대하는 모든 팀이 이 팀의 공격 루트를 안다.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단국대는 12개의 리바운드를 더 잡았다. 그러나 13점 차로 졌다. 12일 성균관대전 결과다. 세밀한 부분에서 승부가 갈렸다. 턴오버가 8개(15-7) 더 많았다. 팀 어시스트는 11개에 그쳤다. 속공을 12개나 허용했다. 19개의 파울 중 절반 가까운 9개가 자유투를 헌납하는 파울이었고, 단국대의 자유투 성공률은 50%에 그쳤다. 자유투에서만 7점의 차이가 났다.
최강민과 박야베스의 공백은 득점보다 경기 운영에서 나타났다. 김태영과 황지민은 2학년, 1학년이다. 경기 운영의 부담을 덜어줄 파트너가 필요하다. 송재환은 1쿼터에만 3점 슛 2개 포함 10득점을 올렸다. 2쿼터에도 3점 슛 1개와 5점을 추가했다. 무려 15개의 리바운드와 2개의 블록슛도 기록했다. 빼어난 활약에도 송재환은 웃지 못했다.
동국대가 연패에 빠졌다. 7일 건국대전에 이어 10일 고려대전도 패했다. 고려대전은 한때 21점 차이까지 끌려갔다. 건국대전 통한의 역전패 후유증일 수 있다. 초반 동국대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다. 야전사령관 한재혁이 조기 퇴근하는 악재도 있었다. 그런데 경기 후, 이호근 동국대 감독의 표정은 담담했다. “선수들이 느끼는 것이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날 동국대는 신입생의 출전 시간을 늘렸다. 박귀환이 26분 17초를 뛰었고, 박대현과 권민도 10분 이상 뛰었다. 로테이션 풀을 넓힌 것이다. 체력을 안배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경쟁을 통해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엄청난 재능의 차이가 아니라면, 집중하고 헌신하는 선수의 공헌도가 더 높다. 이 감독은 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중앙대가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3쿼터 3분 38초를 남기고 54-36. 경기 흐름은 온전히 중앙대의 것이었다. 그런데 이후 4개의 자유투를 연속으로 놓쳤다. 3쿼터 남은 시간에만 3개의 턴오버가 나왔다. 4쿼터에도 턴오버가 이어졌다. 5개의 턴오버가 나왔다. 13분 동안 무려 8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추락하는 것에 날개는 없었다.
4쿼터초반, 58-44로 다시 점수 차를 벌리기도 했다. 그런데 세 번의 공격 기회에서 11점을 헌납했다. 외곽 수비가 무너졌다. 64-62 구간에서 임성채, 배현식, 강지호, 우상현에게 5개의 3점 슛을 허용했다. 1분 35초를 남겼을 때 점수는 68-77. 이길 수 없는 점수 차였다. 팀을 다독일 선수가 필요했다. 일반적으로 그 역할은 고참의 몫이다.
아주 흐림 상명대, 조선대
상명대와 조선대는 연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명대는 12일 한양대, 조선대는 13일 명지대와 경기를 치렀다. 중하위권 팀이다. 승리의 확률이 조금은 더 높다. 그런데 무기력했다. 패배만이 문제가 아니다. 상명대 득점이 40점에 그쳤다. 조선대는 한때 29점을 뒤졌다. 내일을 기대하기 힘든 패배였다.
<대학리그 중간 순위>
1위 연세대 9승
2위 고려대 8승 1패
3위 건국대, 경희대, 성균관대, 중앙대 6승 3패
7위 동국대 5승 4패
8위 한양대 4승 5패
9위 단국대 3승 6패
10위 명지대 1승 8패
11위 상명대, 조선대 9패
대학리그는 반환점을 돌아 후반 레이스에 돌입했다. 지금의 순위는 말 그대로 중간순위다. 정규리그가 모두 끝났을 때의 순위를 예상하기는 힘들다.
현재 1, 2위이자 10년 넘게 리그를 양분해 온 연세대와 고려대의 맞대결이 남았다. 이변이 없다면, 정규리그 우승은 두 팀의 맞대결 승자가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연세대는 완연한 상승 흐름이다. 고려대는 주희정 감독이 복귀했다.
건국대는 고려대, 연세대와 경기를 모드 마쳤다. 공동 3위 네 팀 중 유일하다. 다른 세 팀보다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공동 3위의 세 팀과 차례로 만나야 한다. 최종 순위는 그 결과에 달렸다. 4위 안에 들어야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홈에서 갖는다.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도 치열하다. 7위 동국대, 8위 한양대, 9위 단국대는 아직 맞대결을 펼치지 않았다. 세 팀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한 팀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동국대는 승점에서 여유가 있고, 단국대는 남은 경기 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한양대는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강호들과 일정이 남았다. 만만한 상대가 하나도 없다. 동국대는 연세대, 경희대, 명지대를 만난다. 단국대는 중앙대, 명지대, 조선대와 경기를 준비한다. 10월 2일 펼쳐지는 한양대와 단국대 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결정될 확률이 높다.
공은 둥글다. 올해도 그것을 확인하고 있다. 고려대가 중앙대에게 패했다. 중앙대는 경희대에게 패했다. 무패 행진의 연세대도 경희대에게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경희대는 단국대에게 1패를 당했다. 코트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금주의 대학리그 일정>
6.21(금) 건국대:중앙대
조원규-칼럼니스트 chowk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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