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발목 잡힌 JDC 지정면세점…성장 한계 이유 있었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 등이 지정면세점 매출 하락으로 이어져
연간 구매 횟수·판매 가능 품목 등 규제 완화 필요성 제기돼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운영하는 지정 면세점 매출액이 줄어든 가운데, 규제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간 구매 횟수·판매 가능 품목 등이 제한돼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당초 과소비·유통질서 교란 우려 등을 이유로 지정 면세점 판매 가능 품목 등이 제한됐는데, 일부 공항에 입국 면세점이 개설된 만큼 이 같은 조치는 무의미하다고 지적됐다.

JDC 지정면세점은 지난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개발 재원 마련을 위해 문 열었다.

17일 JDC에 따르면 지난해 JDC 지정 면세점(공항·항만 등 포함) 매출액은 5384억원으로, 전년(6584억원) 대비 120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547억원에서 1158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 하락은 해외여행 재개에 따른 내국인 관광객 감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방문객 수는 1266만1179명으로, 전년(1380만3058명)보다 114만1879명 줄었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지정면세점 매출이 부진해졌다기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볼 수 있다”며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1년과 2022년 평년 대비 약 1000억원 정도의 매출 상승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2021년 이전으로 매출 수준이 돌아갔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은데, 최근 고환율과 경기 위축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 복합적이고 다양한 외생 변수도 매출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프로모션과 온라인 전용관 신규 오픈 등을 통해 매출 증가에 힘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봉득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면세기획처장이 지정면세점 관련 규제 완화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신현우 기자

그러나 매출 증대를 위해 지정면세점의 규제 완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 지정면세점은 해외로 나갈 때 이용하는 보세판매장이나 입국장면세점 대비 판매 가능 품목·연간 구매 횟수가 제한된다.

JDC 지정면세점의 연간 구매 횟수는 6회(1회 한도 800달러)이며, 판매 지정 품목은 15종이다. 반면 보세판매장·입국장면세점은 연간 구매 횟수·판매 품목 제한 규제가 없다.

이에 JDC는 연간 구매 횟수 제한 폐지와 ‘15종’으로 품목을 제한한 포지티브 규제 방식을 ‘품목 제한’이 없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개선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양 이사장은 “중국 하이난성 지정면세점은 지난 2011년 개점해 현재 연간 13조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데, 성장 배경으로 면세 한도·품목 확대 등의 규제 완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며 “연간 구매 횟수에 제한이 없고, 면세 범위는 10만위안(약1900만원)·품목은 45종”이라고 말했다.

그는 “JDC 지정면세점 수익 전액은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 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는데, JDC 3차 시행계획 상 총사업비는 4조839억원으로 이중 JDC 직접 조달이 1조9999억원”이라며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 사업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의 조세 감면 확대 및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