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안데스에선 온실가스가 가뭄 해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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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활동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면 가뭄과 홍수 등 기상이변이 더욱 빈번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연구팀이 온실가스가 오히려 가뭄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를 내놔 인간 활동이 자연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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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활동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면 가뭄과 홍수 등 기상이변이 더욱 빈번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연구팀이 온실가스가 오히려 가뭄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를 내놔 인간 활동이 자연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포스텍은 감종훈 환경공학부 교수가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으로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지역에서 2022년 발생한 가뭄에 인간이 배출한 에어로졸·온실가스가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연구결과를 지난달 국제학술지 '미국기상학회회보(Bulletin 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에 공개했다고 17일 밝혔다.
비가 오랫동안 오지 않아 강수량이 부족하면 가뭄이 발생한다. 기상학적 가뭄은 토양의 수분이 부족한 상태인 농업적 가뭄으로 이어지고 더 심해지면 하천의 유량이 줄어드는 수문학적 가뭄도 발생한다. 가뭄이 사회·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때 '사회경제적 가뭄'이라고 부른다.
농업 의존도가 높은 사회나 국가는 가뭄의 영향이 더 심각하다. 지난 2022년 세계적으로 극심한 봄철 가뭄이 발생하자 페루 남부, 칠레 북부 등 남아메리카 중앙 안데스산맥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경제적인 피해가 매우 컸다. 연구 인력과 재원 부족으로 당시 가뭄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제한적이었다.
감종훈 교수는 서로 다른 기후 모델 11개를 사용해 1951년 이후 가장 심한 가뭄으로 알려진 2022년 중앙 안데스 지역의 봄철 가뭄과 인간 활동의 영향을 분석했다.
실험 결과 인간의 사회·경제적 활동으로 고체나 액체 입자가 대기에 혼합된 에어로졸(aerosol)이 증가해 대기 화학 조성에 영향을 미쳐 가뭄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똑같이 인간 활동으로 증가한 온실가스는 오히려 해당 지역의 강수량을 늘려 봄철 가뭄 발생 확률을 낮추고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에어로졸과 온실가스가 가뭄에 상반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남아프리카와 이란 지역에서 온실가스가 가뭄의 주요 원인이라는 기존 연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인간 활동의 영향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 필요성을 제시한다.
감종훈 교수는 "저개발국·개발도상국은 기후 위기로 인한 극한 기후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크지만 선제적인 대응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러한 국가들을 위한 연구와 함께 인간의 활동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세계를 위협하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겠다"고 전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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