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주서 암 치료하고 오션뷰 온천"…7년 만에 재시동

문세영 기자 2024. 6. 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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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C 헬스케어타운 전경. 앞으로는 서귀포 바닷가가 보이고, 뒤로는 한라산이 자리 잡고 있다.(사진=JDC 제공)]
오는 2029년에 제주도 서귀포시 동홍동 일원에 헬스케어타운이 들어섭니다. 한라산과 서귀포 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서귀포시 동홍·토평동 일원의 약 47만 평 규모 부지가 탈바꿈하는 겁니다. 의료산업과 의료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역 내 특화된 글로벌 의료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암 치료하고 오션뷰 풀빌라에서 쉰다…‘의료 관광’ 중심지로
[JDC가 개발 중인 헬스케어타운 내 의료서비스센터 조감도(사진=JDC 제공)]
지난 2002년 당시 정부의 핵심 과제는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이었습니다. 실현 방안의 일환으로 제주를 관광분야로 특화된 경제특구로 지정했습니다. 제주를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사람, 자본의 이동이 자유롭고 기업 활동의 편의가 보장되는 동북아 중심도시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을 제정하고,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출범했습니다. JDC는 제주를 국제 비즈니스·관광 도시로 만들기 위해 의료·교육·첨단과학·관광 등의 분야에서 크고 다양한 사업들을 운영 중입니다. 
[제주헬스케어타운 의료서비스센터 내 VIP 병실 야외 테라스에 있는 오션뷰 자쿠지]
JDC의 의료 분야 사업인 헬스케어타운은 체류형 복합의료관광단지를 목표로 지난 2008년 첫 삽을 떴습니다. 당초 2024년까지 의료 시설, 연구, 숙박, 상가, 문화시설 모두 완공할 계획이었습니다. 총 1조5천966억원(공공 2천448억원, 민간 1조3천51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습니다. 전문 병원, 실버타운, 장기 치료 센터 등을 제공하는 의료기능(Medical Park), 머물고 즐길 수 있는 건강휴양기능(Wellness Park), 임상 연구 등을 진행하는 연구기능(R&D Park) 등 의료 관련 3가지 서비스 제공과 의료산업 육성을 통해서 복합의료관광단지로 조성하는 것이 최종 사업 목표였습니다. 주요 시설은 의료·연구시설, 공공편익시설, 숙박시설, 상가시설, 운동·오락시설, 휴양·문화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현재는 숙박 시설의 일부인 콘도가 준공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절반 짓고 7년째 공사 중단…“사업계획 재수립”
[7년째 방치돼 폐허를 방불케 하는 제주 헬스케어타운 의료서비스센터의 현재 모습]
하지만 현재 헬스케어타운의 실제 모습은 이렇습니다. 일부 건물은 폐허를 방불케 하고, 건물 내부 곳곳에는 퀴퀴한 냄새가 나고,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으며, 아직 채 뜯지 않은 병원 침대들이 방치돼 있습니다. 2017년에 공사가 중단되고 약 7년째 이곳은 시간이 멈췄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헬스케어타운의 민간 투자자인 중국 녹지그룹은 지난 2012년 약 1조 130억원을 투자하기로 JDC와 협약을 맺었습니다. 투자 유치 후 녹지그룹은 1단계 조성 사업 착공에 들어가 시설 용지의 49%가량을 개발했습니다. 이후 2014년 1단계 사업을 준공하고 계획된 의료시설 등 2단계 사업을 돌입했지만, 지난 2017년부터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공사가 중단된 상황입니다. 당초 녹지그룹은 사업에 1조1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자금난 등으로 실제 투자 실적은 6천300억원 가량에 그쳤습니다. 또 녹지그룹은 2단계 사업부지 내 국내 첫 영리 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을 추진했지만, 의료 공공성 훼손에 대한 반발 여론으로 건립이 최종 무산됐습니다. 
[제주 헬스케어타운 의료서비스센터 내 환자실에 의료용 병원 침대가 비닐에 싸인 채 방치돼 있다.]
사업시행자인 JDC는 결국 공사 중단된 헬스케어타운 사업 재개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JDC는 해당 부지를 매입해 직접 사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최근 ‘제주헬스케어타운 녹지 사업장 인수 실사 용역’을 입찰 공고했습니다. 용역을 통해 인수 자산 전반을 실사하고 매입 적정 가격을 산정할 방침입니다. 유경흥 JDC 의료사업처장은 지난 13일 제주 헬스케어타운 의료서비스센터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녹지그룹과의 협상을 통해 사업장 인수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녹지국제병원의 경우, 제주도와 녹지그룹 간 관련 행정소송은 모두 끝난 상태입니다. 녹지국제병원은 더 이상 외국의료기관이 아닌, 국내 의료법을 적용 받는 비영리병원으로 추진 중입니다. 녹지국제병원을 인수한 국내법인이 의료기관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의료법에 근거한 인허가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합니다. 해당 법인은 현재 인허가 요건 충족을 위한 제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의료법인을 별도로 설립하고 연내 개원하는 것을 목표 중에 있습니다. 
"휴양형주거단지도 전면 재수립"…도시개발에 편익·공익까지
[양영철 JDC 이사장이 지난 14일 제주국제공항 화물청사 JDC 교육실에서 JDC 사업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업이 중단된 건 헬스케어타운뿐이 아닙니다. 토지 주인들의 땅 소송 등으로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JDC는 세계적 수준의 휴양 단지를 조성하고자 2017년까지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일원 일대 22만 평의 땅을 휴양, 상업시설로 탈바꿈하기 위해 사업비 총 2조5천억원을 투입했습니다. JDC가 토지주와 매수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토지주들이 소송을 제기했는데, 결국 대법원이 토지주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JDC의 사업은 일그러졌고,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JDC는 토지주들과 합의해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절반 이상의 토지주들과 합의한 상황으로, 연내 70% 이상 집행하고 올해 7월 기본계획 수립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첨단과학 산업의 일환인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는 지난 5월 말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지난 14일 제주국제공항 화물청사 JDC 교육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제주영어교육도시와 관련해 “다섯 번째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그 다음에 카이스트가 저희와 MOU가 맺어진 상태고, 제주도와 함께 대학 유치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JDC가 개발 중인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에 위치한 휴양형주거단지 조감도(사진=JD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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