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사나이’ 1100일 만에 포효하다···에릭센, 유로 2024서 감격의 골

양승남 기자 2024. 6. 17. 10: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년 전 유로 2020에서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진 덴마크 에릭센이 유로 2024에서 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TNT스포츠 SNS



기적과 감동의 골에 축구팬들의 가슴이 뜨거워졌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기적같이 살아난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1100일 만에 다시 밟은 유로 무대에서 감격스러운 골을 터뜨렸다.

에릭센은 17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전반 17분 선제골을 넣으며 덴마크의 1-1 무승부에 일조했다.

3-4-1-2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에릭센에게 슬로베이나전은 너무나 뜻깊은 경기였다.

에릭센은 2021년 6월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펼쳐진 유로 2020 조별리그 핀란드전에서 갑자기 심정지로 쓰러졌다.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으나, 당시만 해도 그가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올지 확신할 수도 없었다. 그는 심박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다.

덴마크 에릭센이 17일 유로 2024 슬로베니아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에릭센은 당시 “의료진은 내게 축구화를 보관하라고 말했다”며 선수 생활 복귀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에릭센은 불굴의 의지로 몸을 회복하고 재활 훈련을 거쳐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위기를 딛고 다시 선수생활을 이어온 에릭센은 이날 1100일 만에 유로 대회 경기를 뛰었다.

수술을 받았고, 나이가 더 들었지만, 에릭센은 경기 끝까지 풀타임을 소화했다. 팀을 살리는 결정적인 골까지 넣었다. 에릭센은 전반 17분 요나스 빈의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 덴마크에 리드를 안겼다.

비록 덴마크가 후반 32분 에리크 얀자에게 동점 골을 허용했지만, 건강한 에릭센의 활약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유로 2024 슬로베니아전에서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에릭센. UEFA SNS



에릭센은 경기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도 선정됐다. 에릭센은 “이번 유로 대회에서 나의 이야기는 3년 전 대회와 매우 다르다. 경기에 들어가면서 자신감을 느꼈고,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며 “유로 대회를 뛴다는 것은 언제나 특별한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슬로베니아전 득점은 자신의 A매치 42호 골이자 유로 대회 첫 골이다.

에릭센은 “유로 대회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지금 내 머릿속에는 축구밖에 없다”며 “내 골로 팀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경기 후 전 세계 축구팬들은 에릭센의 감격적인 골에 축하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게 진정한 스포츠맨” “불굴의 의지가 정말 놀랍다” “이래서 축구는 아름답다” “에릭센이 앞으로도 건강하게 축구를 즐기길” 등 축구팬들의 격려 메시지가 쏟아졌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