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형 건축비 즉시 개선하고 공공주택 후분양제 도입 필요"

SH공사, 2005년 이후 142개 분양 단지 원가 분석해 결과 공개
평균 13.8%의 분양이익… 택지비는 110%, 건축비는 10% 기여

SH공사가 공공주택 건설 후분양제 도입과 기본형 건축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공주택 건설에 후분양제를 도입하고 실제 건설원가에 기반한 분양가 책정 등 기본형 건축비 제도의 전면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실시공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서다.

17일 SH공사에 따르면 현행 주택법(제57조) 상 선분양 주택의 분양가격은 '기본형 건축비'에 가산비와 택지비를 더해서 산정하도록 돼 있으며 이는 분양가격을 제한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분양가상한제)다.

분양가상한제는 선분양제 안에서 분양가를 일정 수준 이하로 규제하는 제도로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부활 돼 2007년부터 민간 아파트까지 적용범위가 확대된 뒤 현재에 이르렀다.

투기과열지구나 주택가격 상승률 등을 고려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정한 지역에 적용하도록 돼 있다.

주택법 및 국토부령(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에 의해 기본형 건축비에 건축비 가산비용과 택지비를 합산해 분양가격을 산정하도록 돼 있어 실제 투입된 공사비(건설원가)와 분양가격 사이의 괴리를 발생시킨다는 지적이 있었다.

SH공사가 2005년 이후 분양한 142개 단지 분양원가를 분석한 결과 평균 분양가는 ㎡당 360만원, 건설원가는 ㎡당 310만원이다. 분양가격과 건설원가 사이에 ㎡당 50만원의 차이가 발생됐다.

SH공사는 분석 결과 평균 13.8%의 분양이익을 얻었으며 해당 분양이익에서 택지비는 110%, 건축비는 10%를 기여한 것으로 짚었다.
평균 분양이익(50만원/㎡)에서 택지비는 ㎡당 55만원 이익을 얻은 반면 건축비는 ㎡당 5만원의 손실이 발생됐음을 의미한다.

분양가격은 2005년 ㎡당 222만원에서 2021년 600만원으로(2.7배)으로, 건설원가는 ㎡당 200만원(2005년)에서 394만원(2021년)으로 2.0배 뛰었다. 분양가는 택지비, 건설원가는 건축비가 더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형 건축비는 선분양제 아래 분양가 규제책의 일환으로 시행됐다. 분양가가 실제 투입된 원가에도 불구하고 근거가 미흡한 기본형 건축비에 기반해 산정됨으로써 분양가 책정 시 불인정 받을 경우 고스란히 사업자의 손실로 반영된다.

이에 따라 사업자가 분양가에 택지비를 과도하게 부풀리게 만드는 부작용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SH공사는 "주택은 일생에 한 두번 구매하는 고가의 상품이지만 현행 선분양제에서는 상품을 보고 구입할 수 없는 대표적인 정보 비대칭 상품"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후분양제(공정 80% 이후 분양) 도입과 분양원가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부실시공으로 인한 시민 피해 예방과 분양시장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실제 원가 파악이 가능한 후분양제 도입과 원가 공개가 필요하다"며 "후분양제 도입 사업장에 대해 실제 건축비에 기반할 수 있도록 기본형 건축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