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인종 차별을 많이 당해서"…이번엔 믿었던 팀 동료가, 손흥민 상처 더 커진다

김건일 기자 2024. 6. 1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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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농담을 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농담을 한 뒤 곧바로 사과했다. 하지만 해당 장면이 인터넷 상에 빠르게 퍼지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벤탄쿠르는 한 TV쇼에서 \"손흥민 사촌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걔네들은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웃으며 말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토트넘 미드필더 벤탄쿠르가 팀 주장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을 했다. TV쇼에서 인종차별적 농담을 했다. 벤탄쿠르가 사과했지만 손흥민은 이에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라고 조명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어렸을 때 독일에서 인종 차별을 많이 당해서…"

지난 2022년 손흥민은 국내에서 열린 '손 커밍데이' 행사에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전하며 독일에서 당했던 인종차별 피해를 털어놓았다. 당시 한국은 독일을 2-0으로 꺾었고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어릴 때 독일에서 상상도 못할 힘든 생활을 했다. 인종 차별도 많이 당하고 힘들었다"며 "언젠가는 꼭 갚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독일 사람들이 우는 모습을 보여서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복수해 줄 수 있어서 참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이야기했다.

▲ 벤탄쿠르는 대표팀 훈련 소집을 앞두고 문제를 일으켰다.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2008년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 팀에 입단한 뒤 함부르크를 거쳐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뛰었다.

손흥민의 이 발언은 독일은 물론이고 세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독일 축구 매체 키커는 '인종차별과 싸워야 했다: 독일에 대한 손흥민의 복수'라는 제목 아래 "언젠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는 손흥민의 말을 옮기며 "독일전 승리가 손흥민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인 이유는 '인종차별에 대한 복수'였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미국 '블리처 리포트 풋볼'은 인스타그램 카드뉴스로 손흥민의 발언 전문을 영어로 번역해 업로드했다. 그런데 '좋아요'를 누른 인물 중엔 전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 제롬 보아텡도 있다. 보아텡은 가나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흑인혼열이다.

프랑스 매체 '프랑스24'와 영국 인디펜던트 역시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이 10대 때 독일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는 소식을 기사로 조명했다.

▲ 우루과이 출신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자국 언론인과 인터뷰 도중 아시아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그것도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을 이야기하다가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 의식을 자연스럽게 보여줘 충격을 안긴다. 손흥민이 평소 벤탄쿠르와 장난을 자주 치고, 부상을 당했을 때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여왔던 만큼 각별한 관계에서도 드러난 인종차별 의식에 충격을 안긴다. 벤탄쿠르는 논란이 일자 뒤늦게 곧 지워질 사과문을 올렸다.

독일을 떠나 영국으로 옮긴 뒤에도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21년 4월 2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가 끝난 뒤, 일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SNS로 손흥민을 비난했는데 여기에 인종차별적 발언이 상당했다.

한 달 뒤 수사에 착수한 메트로폴티탄 경찰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전역에서 남성 12명을 인종적 증오심을 조장한 혐의로 체포했다. 연령대는 12세부터 63세까지다. 경찰은 이들을 기소하는 대신 사과편지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경찰 대변인은 "남성 12명이 온라인에서 런던 유명 축구선수를 대상으로 인종 차별 혐오를 부추기는 단어와 행동, 그리고 글을 게시한 혐으로 조사받았다"며 "이들은 모두 피해자에게 사과 편지를 썼다"고 밝혔다.

당시 경기 이후 토트넘 구단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 선수 중 한 명이 혐오스러운 인종차별을 겪었다. 구단은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조사를 거쳐 가장 효과적인 조처를 할 것이다. 손흥민을 지지한다"고 했다.

▲ 벤탄쿠르는 대표팀 훈련 소집을 앞두고 문제를 일으켰다.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엔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 도중엔 관중석에서 한 관중이 손흥민을 향해 눈을 찢는 행동으로 인종차별을 했다가 3년 경기장 출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당시 토트넘은 "손흥민이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것을 인지하고 있다. 구단은 경찰 및 상대팀과 협력해 해당 행위를 한 팬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며 "모든 종류의 차별은 혐오스럽고 우리 구장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강력한 징계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성명문을 냈다.

크리스탈 팰리스 역시 "우리 팬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행동을 한 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우리도 이를 확인했고 경찰과 증거를 공유할 것"이라고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해당 팬은 처음에 벌금 1,384 파운드(약 223만 원)와 60시간 사회봉사 처분을 받았지만 토트넘은 처벌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했고 이에 따라 3년 동안 축구 경기장 금지 명령이 더했졌다.

또 같은 해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가 마틴 테일러도 손흥민을 향해 "무술을 한다"는 발언으로 인종차별을 했다가 물의를 일으켰다. 서양권에서는 동양인을 중국 무술 쿵푸에 빗대 인종차별을 부추긴다. 스카이스포츠 대변인은 "타일러에게 방송 중 발언에 주의할 것을 상기시켰다"고 사과했다.

▲ 우루과이 출신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자국 언론인과 인터뷰 도중 아시아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그것도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을 이야기하다가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 의식을 자연스럽게 보여줘 충격을 안긴다. 손흥민이 평소 벤탄쿠르와 장난을 자주 치고, 부상을 당했을 때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여왔던 만큼 각별한 관계에서도 드러난 인종차별 의식에 충격을 안긴다. 벤탄쿠르는 논란이 일자 뒤늦게 곧 지워질 사과문을 올렸다. ⓒ 벤탄쿠르 SNS

그런데 이번엔 팀 동료다. 토트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했는데 방송 진행자가 벤탄쿠르에게 "한국 선수 유니폼을 가져다 줄 수 있냐"라고 묻자 "쏘니?(손흥민?)"이라고 대답했다.

이후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농담을 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그 사람들은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말했다. 서구쪽 시선에선 아시아인들을 구별할 수 없다는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벤탄쿠르의 농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전 세계에 퍼졌다. 상황을 인지한 벤탄쿠르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방송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손흥민 널 정말 좋아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상처 주려는 말이 아니었다는 걸 알거야. 사랑해 손흥민"이라고 올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영상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자 손흥민에게 사과 메시지를 올렸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사과문 역시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벤탄쿠르는 진지한 사과 대신 농담이었다는 말투로 사과했다. 이 사과문은 24시간 뒤에 자동으로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왔다. 이미 24시간이 지나서 사과문은 찾아볼 수 없다. 축구 팬들이 벤탄쿠르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다.

상황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영국 매체들도 벤탄쿠르의 손흥민 인종차별을 심도 있게 보도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래틱', 영국 매체 '미러' 등 유력 외신들도 일제히 이 일을 진지하게 다뤘다. "벤탄쿠르가 TV 생방송 인터뷰에서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정말 끔찍한 농담이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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