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승패패패패’ 매주 1승씩 해서 언제 올라가나…원투펀치 내고도 4연패 충격, 우승후보 꼴찌 추락 위기
[OSEN=수원, 이후광 기자] 144경기 가운데 어느덧 70경기를 치렀지만 우승후보의 봄은 오지 않고 있다. 선발진 붕괴, 투타 엇박자, 득점권 빈타 등이 거듭되면서 마법은커녕 두 달 만에 꼴찌 추락 위기에 몰렸다. 프로야구 KT 위즈의 최근 12경기 성적은 2승 10패다.
KT는 지난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2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고영표, 소형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출격한 대체 선발 한차현이 또 무너졌다. 1회초 2사 1, 2루 위기에서 이우성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2회초 선두타자 최원준과 한준수를 연달아 볼넷 출루시킨 가운데 박찬호 상대 1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성재헌에게 바통을 넘겼다. 한차현은 1이닝 3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 조기 강판으로 시즌 5패(무승)째를 당했다.
타선은 황동하-곽도규-장현식-전상현-최지민-정해영이 차례로 출격한 KIA 마운드 상대 1득점에 그쳤다. 3회말 2사 3루 찬스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질 때만 해도 희망이 보였지만, 이후 득점권 찬스는 5회말 1사 2루가 전부였다. 이마저도 배정대, 로하스 테이블세터의 잘 맞은 타구가 연달아 중견수 최원준에 잡히는 불운이 따르며 무산됐다.
KT는 지난해 7월 7일~9일(수원) 이후 343일 만에 KIA 3연전을 통째로 내줬다. 올 시즌의 경우 이번 시리즈에 앞서 KIA에 상대전적 5승 4패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충격 스윕패로 5승 7패 열세에 처했다. 또한 최근 4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같은 날 고척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은 10위 키움 히어로즈에 0.5경기 차이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KT는 4월 23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 승리로 탈꼴찌한 뒤 두 달 가까이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지만, 꼴찌를 한 적은 없었다.
2019년 이강철 감독 부임 후 선발야구를 앞세워 강팀으로 변모한 KT는 올 시즌 또한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고영표, 엄상백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구축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신인왕 출신’ 소형준까지 복귀할 경우 LG 트윈스, KIA와 함께 우승을 다툴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이 감독은 고졸 신인 원상현을 5선발로 기용해 전반기를 버틴 뒤 소형준의 컴백으로 완전체를 꾸리는 플랜을 세웠다.
그러나 올해도 어김없이 부상 악령이 KT의 플랜을 방해했다. 그 시작은 5년 107억 원 비FA 다년계약 첫해를 맞이한 토종 에이스 고영표의 이탈이었다. 4월 2일 수원 KIA전을 마치고 우측 팔꿈치 굴곡근이 미세 손상되며 3주 재활 소견을 받았는데 회복이 더뎌지면서 두 달 넘게 전열에서 이탈했다. 고영표는 오는 19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 복귀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벤자민과 엄상백도 부상과 피로 누적을 이유로 잠시 공백기를 가졌고, 에이스 쿠에바스는 홀로 꿋꿋이 로테이션을 지키다가 지난 8일 수원 LG전(5이닝 7실점)과 14일 수원 KIA전(2이닝 8실점)에서 연달아 무너졌다. 오매불망 기다렸던 소형준은 지난 13일 팔꿈치 외측 굴곡근 미세 손상으로 전반기 복귀가 무산된 상황. 지난해까지는 그래도 난세에서 영웅이 종종 등장했으나 올해는 육청명, 원상현, 한차현 등 대체 자원들이 잇따라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마운드가 무너진 KT는 로하스, 강백호, 문상철이 이끄는 타선의 힘으로 악재를 극복해왔다. 하지만 마운드의 완전체 구축이 지연된 상황에서 타격 페이스가 최근 급격히 저하됐다. 박병호 트레이드 이적을 가능케 한 4번타자 문상철의 6월 월간 타율은 1할6푼2리, '트레이드 이적생' 오재일은 1할5푼6리에 머물러 있다. 이 감독은 이에 16일 황재균, 김민혁, 김상수 등 주전을 대거 제외하는 파격 라인업으로 분위기를 바꾸려 했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물론 선수단에 “고정 라인업은 없다. 변화를 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는 던졌다.
KT는 6월 초까지만 해도 승패마진을 –5까지 좁히면서 2년 연속 마법의 여정을 기대케 했다. 5월 말 두산과 KIA 6연전을 3승 3패로 버티면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이 부임한 한화 상대로 예상치 못한 스윕패를 당하더니 LG와 NC 시리즈에서 연달아 1승 2패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고, KIA 상대 시리즈 싹쓸이를 당하기에 이르렀다. 매 시리즈마다 1승씩을 거둬도 반등이 어려운데 KT는 2주 연속 1승 5패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결국 승패마진은 다시 –13(28승 1무 41패)까지 벌어졌고,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SSG와의 승차 또한 8경기가 됐다.
사령탑은 고영표에 이어 소형준까지 합류하는 오는 7월 말을 반격의 시기로 내다보고 있다. 그 때까지 어떻게든 승패마진과 5위와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 이 감독은 16일 취재진에 “7월 말 정도는 돼야 완전체가 될 거 같다. 그 때까지 5위와의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게 목표다”라며 “선수들이 잘하려고 하는데 최근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 대체 선발이 많다보니 연승을 타기도 어렵다. 그래도 매 경기 최대한 잡으면서 가보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KT는 기적의 여정을 썼던 지난해의 경우 70경기에서 31승 2무 37패 7위에 올랐다. 5위와의 승차 또한 1.5경기에 불과했다. 올해는 엄청난 마법의 힘이 발휘돼야만 작년의 미라클을 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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