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가 사라졌다' 김민규 "첫사랑은 누구나 서툴러, 그 포인트 표현하려 해"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김민규가 극 중 캐릭터의 짝사랑에 대한 깊이있는 해석을 내놨다.
김민규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종합편성채널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극본 김지수 박철 연출 김진만) 종영을 앞두고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탄탄대로의 삶을 살던 세자 이건(수호)이 세자빈이 될 여인 최명윤(홍예지)에게 보쌈당하며 펼쳐지는 도주기를 그린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 김민규는 극 중 세자 이건의 이복동생 도성대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날 김민규는 자신이 연기한 도성대군에 대해 "대본을 많이 보려 했다. 도성이의 감정선이 감독님이 말씀하시기에 심플한 부분도 많았다. 그러면서도 도성이가 어느 순간부터 혼자 고립된 상황도 많아졌다. 이제 대본을 읽는 것조차 감정 소모가 심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많은 작품을 아니지만 여러 작품을 했는데 가장 마음이 아프고 신경이 가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태까지 맡았던 캐릭터들이 결론적으로 기댈 수 있는 구석이 어느 정도 한 군데씩 있었다. 어딘가로 막 내몰린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 친구 같은 경우 가장 믿었던 형도 갑자기 궐에서 사라지고, 첫사랑인 여자는 자꾸 저를 밀어내고, 아버지는 누워 계시고 어머니는 자꾸 사고를 치신다. 할아버지는 계속 세자가 되라고 한다. 정말 기댈 곳 하나 없는 곳에서 자꾸 적들이랑 대치해야 되는 상황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안쓰러움을 전했다.
도성대군의 조금 더 상세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도성대군이 몇 살이냐는 물음에 김민규는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10대 후분에서 많아 봤자 20대 초반, 스물 하나 정도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작가님께서도 그 나이대로 설정을 하셨다고 하더라. 지금 명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16살까지 이야기하셨다"며
그래서 사랑에 서투르다. 명윤이에 대한 감정도 누구나 첫사랑은 서툴지 않나. 그리고 불같았을 거다. 만약 친형이, 가족이 사랑한다고 해서 포기할 수 있겠나. 그때 나이가 그렇지 않을 거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 포인트를 좀 더 표현하려 했다"고 전했다.
최명윤을 향한 도성대군의 짝사랑에 대해서는 "그 나이대에는 서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특수한 경우 아니냐.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도성이가 하는 걸 보면 정말 10대에 할만한 행동이다. 돌로 상처내서 다쳤다 그러고 '이거 먹어볼래' 이러고 또 감기 걸린 척도 한다"며 "명윤이를 감금한 것도 그ㄸ 도성이가 출궁 하는 마당에 해줄 수 있는 거라곤 죽지 않도록 하는 것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아무도 도성이에게 계획을 말해주지 않았다. 도성이는 집착으로 보일지언정, 도성이가 '내가 사랑하는 여인만큼은 죽게 놔둘 수 없다' 그런 말도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예전에 무백(서재우)이 도성이에게 '아씨를 위해 죽을 수 있으시냐. 저는 죽을 수 있다'라고 했는데 처음엔 대답을 못했다 나중에 '죽을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게 쉬운 결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성이는 지킬 수 있는 말만 내뱉는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사랑했기 때문에 나는 집착으로 보일지언정 명윤이를 살리기 위한 도성이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서투르게 다가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성대군의 입장에선 느낀 결말도 전했다. 김민규는 "도성이가 불같은 성정을 드러내는 포인트는 다 가족, 자기 사람이 다쳤을 때다. 그럴 때 완전 막무가내로, 불도저 같은 스타일이 드러난다. 가족의 평안에서는 정말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지만 도성이의 사랑에 대한 서사는 사실…"이라며 "나는 도성이의 입장에서 엔딩과 대본, 드라마를 볼 수밖에 없는 사람으로서 조금 속상하기는 하다. 그 이후의 상황을 생각해 봤는데 과연 명윤이를 잊게 해 줄 만한 좋은 부인을, 인생의 동반자를 맞았을까 계속 신경이 쓰이더라"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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