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도 육박’ 폭염 속 메카 순례에 온열질환자 속출…최소 14명 사망
이슬람의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는 순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고 기온이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온열질환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순례 기간 중 최소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동 매체 더뉴아랍에 따르면 요르단 외무부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성지순례 중 자국민 14명이 사망하고 17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요르단 국방부는 사망자들이 극심한 폭염으로 인한 일사병을 앓다 사망했다고 별도 성명을 통해 확인했다. 실종자들의 신변과 실종 경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당국이 수색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적신월사는 성명을 내고 “올해 순례 기간 메카와 메디나에서 이란 국적 순례자 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사우디 당국도 사망자에 대한 정보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이전에도 성지순례에서 온열질환자가 꾸준히 발생했고, 그늘이 없는 야외에서 오랜 시간 걸어 이동하는 순례의 특성상 노인들의 피해가 크다고 더뉴아랍은 짚었다. 한 사우디 당국자는 지난해 순례 기간에도 만 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사우디 국립기상센터는 이번 순례가 마무리되는 오는 19일까지 메카의 낮 최고 기온이 48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사우디 당국은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 예방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아랍뉴스에 따르면 사우디 보건당국은 순례객들이 지나는 주요 길목에 8000여대의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다. 아울러 약국과 진료소를 배치하고, 환자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최신 의료설비를 갖춘 30개의 온열질환 전문 병상도 마련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는 이날만 2760명이 넘는 순례객이 일사병 등 온열질환 증세를 호소했다고 밝혔다. 또 전날에는 순례객 225명이 메카의 의료시설에서 온열질환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당국은 전했다.
더뉴아랍은 “사우디 학계에 따르면 지역 기온은 10년마다 기온이 0.4도씩 상승하고 있다”면서 “폭염이 악화하는 속도가 이를 완화하려는 조치를 앞지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랍어로 ‘하지’라고 불리는 성지순례는 이슬람교 5대 의무 중 하나로, 무슬림은 일생에 한 번은 사우디에 있는 성지 메카를 찾아 이를 이행해야 한다. 하지 의식은 이슬람의 제1성지인 메카의 카바 신전에서 5~6일간 열리는데, 올해는 이달 14~19일에 진행된다. 사우디 통계청은 올해 하지에 순례객 180만명이 메카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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