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가’ 수호 “첫 로맨스 연기, 팬들이 키스신 안 본다더라”[인터뷰③]
“로맨스 연기를 팬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했어요. 키스신은 보기 힘들었다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를 통해 처음 로맨스 연기에 도전한 가수 겸 배우 수호는 팬들의 반응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수호는 MBN 주말 미니시리즈 ‘세자가 사라졌다’ 종영에 앞서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왕세자가 세자빈이 될 여인에게 보쌈당하면서 벌어지는 ‘조선판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극 중 수호는 아버지 해종(전진오)의 장자이자 해종의 죽은 본 부인 장 씨 소생의 장남 왕세자 ‘이건’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사극에 도전하게 된 수호는 “사극이란 장르는 처음이다. 실제 배우 선배님들 포함해서 회사 관계자분들도 ‘사극 장르 자체에 대해 준비 과정도 힘들고 연기하기도 쉽지 않다’고 우려 섞인 말을 해주셨는데 항상 최선을 다했다. 그 말을 들으니까 더 오기가 생겼다. 성격이 새로운 걸 계속 하고 개척하는 걸 좋아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출연을 확정하고 두세 달 동안 대본을 달고 살았다. 처음에 6부까지 받았었는데 100번은 읽은 것 같다. 사극 대본은 머릿속으로 읽으면 안되고 소리내서 읽어야 한다. 오디오 파일로 녹음한 것도 있다. 그렇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수호의 전작은 지난해 방영됐던 JTBC 토일드라마 ‘힙하게’로, 당시 미스터리한 꽃미남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김선우 역을 연기하며 선과 악을 넘나드는 표현력과 밀도 있는 연기력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수호는 “사실 사극을 지금 하고 싶진 않았다. 전작인 ‘힙하게’를 통해 좋은 평을 받았어서 사극이란 장르는 연륜이 더 쌓인 다음에 하고 싶었다. 조금 더 가벼운 캐릭터와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에 대해서는 “김진만 감독님의 ‘킬미힐미’ 작품을 봤었는데 계속 기억이 났었다. 10년 된 작품인데 우연찮게 이 작품을 김진만 감독님이 맡으셨다고 해서 흥미가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사극을 찾아서 즐겨보는 편은 아니었는데 유리누나가 출연한 ‘보쌈-운명을 훔치다’를 재밌게 봤었다. 근데 이 작품을 ‘보쌈’ 작가님이 하신다더라. 가제는 ‘보쌈2’로 돼 있었다.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읽었었는데 재밌었다. 원래 그때 솔로앨범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시 머리를 기르고 있었는데 머리를 기른 김에 사극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헤어 원장님에게 넌지시 했었다. 원장님께서 ‘머리 안 자를 거냐’고 물으셔서 저는 ‘안 자르고 계속 기를 거다’ ‘심지어 묶을 수도 있다’ ‘기른 김에 사극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3일 뒤에 대본이 들어와서 ‘운명인가’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2021년 방송된 MBN 주말 미니시리즈 ‘보쌈-운명을 훔치다’의 스핀오프 작품. 같은 SM 소속인 소녀시대 유리가 주연을 맡았었다.
수호는 먼저 사극에 출연했던 유리가 조언을 해줬다면서 “유리 누나도 ‘원하는 게 있으면 작가님들께 이야기를 많이 해라. 대본을 고쳐주실 수도 있는 분이다’라고 하더라. 실제로 캐스팅 후에 작가님이 제 얘기를 듣고 싶어 하시고 잘하는 악기나 무술 있으면 반영하겠다고 하시고 제 리얼리티도 보시고 하셨다. 작가님들이 배역을 맡은 배우들을 많이 보시면서 글을 써주셨다”고 말했다.
극 중 수호는 최명윤 역을 맡은 배우 홍예지와 위기 속에도 달달한 로맨스를 펼친다. 이별을 앞뒀을 땐 ‘눈물의 첫 키스’를 나누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수호는 “로맨스 연기를 하면서 팬들의 시선을 생각하지 않았냐”고 묻자 “팬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수호가 아니라 세자 이건으로 보지 않았을까’ 싶은 저의 희망사항이다. 키스신 같은 건 보기 힘들었다고 하신 분들도 있더라. 그날 회차를 안 본다는 분도 있었다. 나쁜 사람을 연기해도 잘 보셨는데 키스신이 있으니까 감정이입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로맨스 연기는 처음인데 어떤 연기보다 로맨스 연기가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힘들었던 것 같다. 조선시대라서 스킨십 표현을 어디까지 해야 괜찮을지 싶었다. 감독님과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만 좀 많이 했던 것 같다. 예지랑도 많이 했다. 예지랑 10살 차이가 나서 제가 어려울까 봐 ‘불편한 거 있는지’ 등 선배님들이 제게 했던 대로 똑같이 묻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김나연 온라인기자 letter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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