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망했다’하고 간절히 뛰었는데…” 영웅군단 ‘전직 캡틴’ 데뷔 첫 그라운드 홈런에 ML 스카우트도 눈 번쩍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4. 6. 1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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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전직 캡틴’ 내야수 김혜성이 데뷔 첫 그라운드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김혜성은 그라운드 홈런뿐만 아니라 4출루 경기와 호수비로 공·수·주 완벽함을 뽐내면서 예비 메이저리거로서 자격을 증명했다.

김혜성은 6월 16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3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3득점 2볼넷으로 팀의 8대 2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키움은 두산전 6연패 탈출을 위해 베테랑 삼총사인 이용규, 이원석, 최주환을 모두 선발 라인업에 넣으면서 타선에 변화를 줬다.

사진(고척)=김근한 기자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비록 1회 초 양석환에게 2타점 선제 적시타를 맞았지만, 키움은 1회 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회 말 2사 뒤 김혜성은 상대 선발 투수 곽빈과 볼카운트 3B-1S 상황에서 5구째 148km/h 속구를 통타해 중견수 뒤로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다.

두산 중견수 조수행이 타구를 끝까지 쫓아갔지만, 끝내 포구에 실패했다. 담장을 맞은 타구는 다시 그라운드로 데굴데굴 굴렀다. 그 사이 김혜성은 2루를 지나 3루로 내달렸다. 조수행이 타구를 한 번 더듬는 사이 김혜성은 3루를 지나 살짝 멈칫한 뒤 홈으로 또 달렸다. 두산 수비진의 홈 송구가 이뤄졌지만, 포수 양의지가 송구를 놓치면서 김혜성은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김혜성은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그라운드 홈런으로 장식했다. 김혜성의 그라운드 홈런은 개인 1호, 시즌 2호, 통산 96호 기록이었다. 키움 구단 기록은 2022년 8월 2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나온 야시엘 푸이그의 그라운드 홈런 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

키움은 3회 말 선두타자 최주환이 곽빈의 2구째 148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15m짜리 동점 우월 솔로 홈런을 때려 2대 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 이원석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려 4대 2 역전에도 성공했다.

키움은 5회 말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만든 무사 만루 기회에서 더 도망갔다. 김건희가 바뀐 투수 김강률의 2구째 130km/h 슬라이더를 공략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려 6대 2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키움은 7회 말 311일 만에 나온 이용규의 3루타(종전 2023년 8월 10일 고척 롯데전 3루타)와 최주환의 희생 뜬공으로 쐐기 득점을 뽑았다. 8회 말에는 김혜성의 2루타와 김재현의 적시타로 추가 득점이 나왔다.

키움 선발 투수 하영민은 7.1이닝 85구 3피안타 2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했다. 또 7.1이닝 소화로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종전 2014년 6월 20일 목동 SK 와이번스전 6.1이닝 3실점)까지 기록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데뷔 첫 그라운드 홈런을 달성한 김혜성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2루를 돌면서 3루까지밖에 못 가겠단 생각에 3루에서 잠시 멈칫했다. 그런데 코치님이 계속 돌리셔서 다시 홈으로 뛰었다. 그냥 ‘아 망했다’하고 간절히 뛰었는데 아무런 생각 없이 홈 슬라이딩에만 집중했다”라며 “2년 전에 푸이그 그라운드 홈런 장면을 지켜본 기억이 나는데 홈런보다는 3루타 연장선 같은 느낌이긴 하다. 또 다른 짜릿함이 있더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김혜성은 “이런 장면이 또 나온다면 좋겠지만, 그라운드 홈런은 주력보다는 운이 더 따라야 하기에 쉽지 않을 듯싶다. 몇 년 전에도 그라운드 홈런에 도전했다가 죽었던 적이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3루까지만 가는 게 나을 수도 있으니까 앞으로 너무 무모하게 뛰려는 생각은 없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김혜성은 2024시즌 종료 뒤 포스팅 제도를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 도전에 나선다. 키움 구단은 올 시즌 주장을 맡았던 김혜성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주장 자리를 송성문에게 넘기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이날도 김혜성을 보러온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 소속 국제 스카우트가 중계 화면에 잡혀 화제였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온다고 해도 경기가 시작하면 내가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최대한 내 야구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오늘도 팀 연패 탈출이 우선이었다. 수비에서도 호수비보다는 실책이 더 생각난다. 팀에 피해를 안 줄 수 있었던 상황이라 더 아쉬웠다”라며 “그래도 현 주장인 (송)성문이 형이 팀 분위기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당연히 팀 연패를 피하고 싶지만, 야구가 쉽지 않은 만큼 최대한 위기를 극복하려고 다 같이 노력했다”라고 강조했다.

고척(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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