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보다 늦은 '김정은 초상화'‥이유는?
[뉴스투데이]
◀ 앵커 ▶
통일전망대입니다.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의 초상화는 아주 중요한 의미라는데요.
최근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를 함께 걸고 마르크스와 레닌의 초상화도 내걸었다고 합니다.
그 의미를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를 맞아 방한한 북한 응원단은 현수막 속 김정일 위원장 사진이 비에 젖는다며 울먹이며 항의했습니다.
[북한 응원단] "비가 오면 우리 장군님 상이 젖는단 말입니다. 우린 이걸 보고 절대로 그냥 갈 수 없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불 속에 뛰어들어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를 꺼내려다 숨진 이들을 영웅으로 추켜세우기도 합니다.
[조선중앙TV] "불 속에 뛰어들어 절세위인들의 용상 미술작품을 안전하게 모셔 내오고 희생된 리철근 열사…"
이처럼 최고지도자의 초상은 북한 주민들에겐 목숨처럼 귀중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난달 열린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 건물 오른쪽 외벽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초상화가, 반대편에는 마르크스와 레닌의 초상화가 마주보고 배치됐습니다.
모자이크 벽화가 공개된 적은 있었지만 3대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린 건 처음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선대와 같은 위상에서 통치를 하는 그런 지도자라는 위상을 주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인식시키는…"
그런데 김정은의 이른바 초상화 정치는 선대인 김정일에 비하면 시기가 훨씬 늦습니다.
김정일은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된 이듬해부터 초상화가 함께 걸렸는데 김정은은 집권 12년 만에야 걸었습니다.
[김혁/탈북민] "(김정은이)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해서 장기간에 걸친 정책이 수립됐고, 북한 주민들에게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 놓은 거죠."
북한이 마르크스와 레닌의 초상화를 다시 내건 것도 이례적인데, 대내외 환경 변화 속에 북한의 뿌리가 사회주의 진영의 보편적 기반에 닿아 있음을 부각하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제주의적 보편성 그리고 전 세계에 반제국주의적 정서 이 두 개를 대변하는 상징물을 걸었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결국 최근 북한의 소위 초상화 정치는 김위원장 자신이 선대와 같은 반열에 올랐음을 드러내면서, 사회주의권 국가와의 연대를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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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today/article/6608429_365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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