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 80%로 줄여도 '어대한'…지지층의 59% 한동훈 '압도적'
전체 여론조사에선 한동훈·유승민 2%p 격차 접전 양상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차기 당 대표 도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오는 7월 말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당원 투표 80%와 일반 국민여론조사 20%를 반영하는 규칙을 새로 개정한 여파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 지지율은 27%로 유승민 전 의원(29%)에 이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두 사람 사이 격차는 2%포인트(p)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다. 이들 지지율은 잠재적 당권 주자인 안철수(10%)·나경원(9%)·원희룡(6%)·김재섭(2%)·윤상현(1%)을 크게 앞질렀다.
아직 한 명의 후보도 공개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한 전 위원장은 당권 도전에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르면 이번주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음 달 23일로 잠정 결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오는 24일을 전후해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전당대회가 임박한 가운데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3일 현행 당원 투표 100%인 지도부 선출 방식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당원투표 100%는 지난해 3·8전당대회 당시 '친윤' 김기현 대표 체제 출범을 위한 포석이었다는 해석이 분분했다.
차기 당 대표 선출에는 민심을 20% 반영하기로 하면서 유 전 의원을 비롯한 비윤계 주자의 입지가 전보다는 넓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좁힐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그러나 당이 여론조사 비율을 50%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는 한참 못미치는 결론을 내리면서 민심이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전대에 친윤계 단일 주자가 출마한다면 80%에 달하는 당원들의 조직표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민심 20% 속에 야권 지지자들의 의도적 표 선택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후보별 유불리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
한 전 위원장은 보수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한 전 위원장은 전체 응답자 중 국민의힘 지지층 59%의 선택을 받았다. 반면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6%만이 차기 당 대표로 적합하다고 응답했다.
정치 성향별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한 전 위원장은 전체 응답자 중 보수층 44%의 지지를 얻었다. 유 전 의원은 보수층 가운데 14%가 차기 당 대표로 적합하다고 답했다.
반면 유 전 의원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46%)·조국혁신당(52%)·개혁신당(65%) 지지자 사이에서 높게 나타났다. 정치 성향별 조사에서도 유 전 의원은 중도층에서 34%, 진보층에서 46%의 지지율을 확보해 한 전 위원장보다 우세했다. 그러나 역선택 방지조항이 있기 때문에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당대표 경선에 고스란히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민심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 유 전 의원이 약진할 수는 있지만 한 전 위원장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며 "민심이 크게 작용하더라도 유 전 의원은 보수층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당원이 무조건 나를 따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당원이 바라는 건 정권 재창출"이라며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는 차기 권력으로 비윤계 인사를 당 대표에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무선 전화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며 응답률은 10.4%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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