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한림제약 김재윤·정진 父子 대표 체제 17년

신성우 2024. 6. 1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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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진단] 한림제약①
한때 이익률 20%~30%대 알짜 비상장사
실권 창업주 김재윤→장남 김정진 이동중

중견 한림(韓林)제약을 잘 나가는 알짜 비상장 제약사로만 안다면 당신은 한림제약을 반쪽만 아는 것이다.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로 옮아가면 스펙트럼은 다채로워진다. 2대(代) 체제가 초읽기에 들어가서가 아니다. 뿌리 깊은 핏줄 경영 위에 3세들이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재윤 한림제약 회장(왼쪽). 김정진 부회장.

예년 같지 않은 벌이…이익률 한 자릿수 ‘뚝’

한림제약은 김재윤(89) 회장이 1974년 9월 창업한 의약품 수입·도매상 한림상사에서 출발했다. 1970년대 말부터 해외 제약사들과의 라이선스 계약, 기술제휴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제약업에 뛰어들었다. 법인 전환이 이뤄진 때는 1989년 4월이다.  

지금의 한림제약은 골다공증(리세넥스), 고혈압(로디엔), 정맥부전(안토리브), 림프부종(엔테론) 치료제 및 안과용제(히아루론) 등 전문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 제약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안과용제는 국내 생산 1위 업체다. 

2개 계열사도 두고 있다. 2000년 11월 설립한 의약품 원료 생산업체 에이치엘지노믹스(HL Genomics)와 2008년 12월 한림제약에서 판매부문을 떼어낸 의약품 유통업체 한림엠에스(MS)다. 각각 지분 100%, 60%를 소유 중이다. 

총자산(2011년 이후 연결기준)은 1999년 469억원에서 지난해 4720억원으로 10배 불어났다. 매출은 287억에서 3330억원으로 성장했다. 순차입금 마이너스(-) 872억원(총차입금 68억원-현금성자산 940억원)에 부채비율이 18.4%에 불과할 만큼 재무구조는 탄탄하다.  

외형에 비해 벌이가 워낙 좋았던 데 기인한다. 흑자는 기본이고, 2013~2017년에는 영업이익이 많으면 582억원, 적어도 341억원으로 이익률이 20%~30%대를 유지했다. 요즘은 예년 같지 않다는 점은 ‘옥의 티’다. 2022~2023년 영업이익이 259억원, 285억원에 머물렀다. 이익률 또한 31.6%를 찍은 뒤 8.3%, 8.6%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한림제약 재무실적

창업주 일가 25년간 한 해 46억꼴 배당수입

성공 뒤에 보상이 없을 리 없다. 김 창업주 일가는 한림제약 계열의 짭짤한 배당수입을 통해 남부럽지 않은 ‘돈 맛’을 보고 있다. ‘캐시 카우’(현금창출원)는 한림제약과 한림MS다. 

한림제약은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했다. 김 회장 내외와 3남매, 손주 2명, 사촌 등 8명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던 이들이다.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한림MS 또한 원래는 전량 일가 5명 소유였다. 

비상장사인 두 계열사는 모두 2016년 이후 주주 현황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다만 현재 한림제약 주주수가 11명으로 늘어나고, 지금도 전량 김 회장 및 특수관계인 소유라는 점은 확인된다. 한림MS 또한 2019년 한림제약이 일가 지분 60%를 685억원에 사들인 뒤로 계열 편입되기는 했지만 이외 40%는 역시 김 회장 등 11명이 가지고 있다. 

한림제약이 25년간 주주들에게 뿌린 배당액이 50억원을 시작으로 13차례(연간기준) 총  928억원이다. 한림MS는 2013년부터 4회에 걸쳐 354억원을 지급했다. 도합 1280억원이다. 

이 중 한림제약이 가져간 배당은 119억원이 전부다. 한 해 46억원꼴 1160억원은 김 회장 일가 등에 돌아갔다는 뜻이다. 아울러 적잖은 배당금을 풀고도 재원(이익잉여금)이 각 3270억원, 480억원 남아있다. 

한림제약 계열 배당금 추이

2011년 증여…차기 오너 김정진 1대주주 부상

세월이 제법 흘렀다. 김 회장이 한림제약의 전신(前身), 한림상사를 창업한지도 70년이나 됐다. 오너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면, 한림제약은 어느덧 2세 체제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김 창업주는 한림제약 설립 이래 지금껏 대표직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 한림MS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여전히 건재하지만 경영 실권을 하나 둘 후계자에게 넘겨왔던 게 사실이다. 1남2녀 중 장남 김정진(57) 부회장이 자타공인 차기 오너다.  

성균관대, 미국 보스턴 ADL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MBA) 출신이다. 1991년 11월~1993년 10월 동아제약에서 근무한 뒤 한림제약에 입사, 가업에 발을 들였다. 2007년 1월 한림제약 대표에 오르며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40살 때다. 

속전속결. 이듬해 12월에는 한림MS 분할설립과 함께 단독대표를 맡아 현재까지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2020년 1월에는 서열 2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HL지노믹스 사내이사직도 가지고 있다. 

창업주는 지분 승계도 오래 전에 사실상 매듭지었다. 한림제약 지분 37% 1대주주로 있던 창업주가 19%를 장남에게 증여한 때가 2011년이다. 이를 계기로 김 부회장은 48%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한림제약 대표에 오른 지 4년만이다.(▶ [거버넌스워치] 한림제약 ②편으로 계속)

한림제약 지배구조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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