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러시아 경제

김재근 선임기자 2024. 6.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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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세계은행이 세계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러시아는 전쟁을 일으킨 2022년에 -2.07% 역성장했지만 지난해에는 2.6%, 올해도 2.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성장은 전시경제 덕분이다.

차분하고 꼼꼼하게 전쟁 이후 러시아와의 긴밀한 경제협력을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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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선임기자

며칠전 세계은행이 세계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연초보다 0.2% 포인트 높여 2.6%로 제시했다. 미국이 2.5%나 성장해 세계 경제를 이끌고, 유로존과 일본은 0.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미있는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사국의 성장률이다. 러시아는 전쟁을 일으킨 2022년에 -2.07% 역성장했지만 지난해에는 2.6%, 올해도 2.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도 22년에 -29.2%나 역성장했지만 지난해 5.3%, 올해는 3.2%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성장률은 2022년에 크게 떨어졌던 기저효과 때문이지만 러시아의 성장은 눈여겨볼 부분이 많다. 미국과 함께 러시아 제재에 앞장서온 유로존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반면에 러시아는 되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

러시아의 성장은 전시경제 덕분이다. 50여만 명의 청년들이 군에 입대하면서 실업률이 2.9%-3.0%로 역대 최저이고, 1인당 GDP는 역대 최고로 늘어났다. 정부가 국방비를 늘리자 전차와 포탄 등을 생산하는 방산기업의 매출이 급증했다. 석유와 가스 수출도 별로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인도와 중국이 소화해주고 유로에서도 여러 경로로 가져가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넓은 영토에 엄청난 자원을 가진 데다 식량 자급도 가능해, 서방의 제재가 먹히지 않는 것이다.

전쟁의 이면에서 치열한 경제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물론 유럽 국가들도 별의별 방법을 동원하여 러시아에 상품을 팔고 원자재를 수입하는 등 실리를 챙기고 있다. 미국이 아무리 제재를 외쳐도 곧이 곧대로 따르는 나라가 없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관심을 끌고 있다. 얼마 전 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고, 최근에는 한국과의 무역 및 경제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세계적인 자원대국이고, 세계 어느 나라 상품보다 한국산 자동차와 전자제품, 식품 등을 압도적으로 많이 수입해가는 나라다. 정부와 국민도 대한민국에 매우 우호적이다. 차분하고 꼼꼼하게 전쟁 이후 러시아와의 긴밀한 경제협력을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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