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뇌졸중, 발병 후 6개월 이내 치료반응 높아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문상관 교수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문상관 교수] 뇌졸중의 약 80% 이상은 뇌경색이다. 뇌출혈은 대개 고혈압으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다. 과거에는 고혈압 환자들이 혈압약 복용을 잘 하지 않아 뇌출혈이 발생하였으나 요즘은 약물복용 등으로 혈압관리가 되면서 뇌출혈의 빈도는 전체 뇌졸중의 20% 이하로 줄어들고 있다. 혈관이 터지는 빈도는 줄었으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혈관 노화가 진행되어 발생하는 뇌경색의 빈도는 늘고 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병원에 빨리 도착하지 못해 혈관재개통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뇌경색 발생 후 병원에 빨리 도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혈관재개통 치료를 시행하지 못할 때는 뇌경색 후유증상에 대한 회복과 합병증 관리 및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치료한다. 뇌졸중의 후유증상이 생기는 것은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뇌세포로 혈액 순환이 되지 못해 뇌세포가 죽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 죽은 뇌세포를 다시 살리는 치료방법은 없다. 혈관재개통 치료에 시간적 제한이 있는 것도 뇌세포가 죽어버린 다음에는 막인 혈관을 뚫어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뇌졸중의 후유증상이 회복되는 것은 죽은 뇌세포 주위의 살아있는 뇌세포에서 신경이 새로이 연결되어 재구성되기 때문인데,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재활치료를 통해 후유증상이 회복되는 것도 뇌의 가소성 때문이다. 그러므로 적절한 치료를 통해 뇌의 가소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뇌졸중 후유증 치료의 핵심이다.
재활치료와 함께 침, 뜸, 한약 등 한방치료는 뇌의 가소성을 촉진해 뇌졸중 후유증 회복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특히 침치료는 뇌졸중 후 손상된 뇌조직 주변부에 혈류를 증가시켜 뇌의 가소성이 좋아지므로 후유증 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한 우황청심원, 거풍청혈단 등 한약들도 뇌경색 병소 부위 주변의 뇌혈류를 개선시켜 후유증 회복에 좋은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뇌졸중 후유증에 대해 재활치료와 더불어 한방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된다.
뇌졸중 후유증이 회복되는 중요한 기전인 뇌의 가소성이 가장 활발한 시기는 뇌졸중 발병 시점부터 6개월까지다. 그러므로 후유증 회복은 초기 6개월이 중요한데, 특히 처음 3개월에 후유증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르고 다음 3개월에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게 된다. 6개월 이후에도 회복이 되기는 하지만 처음 6개월보다는 상당히 느려지게 된다. 그러므로 비교적 치료에 반응이 좋은 처음 6개월에 한방치료를 포함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회복을 위해 중요하다. 6개월 이후에는 회복 속도가 느리지만,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추가적인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
뇌졸중 후 피로는 40~70%의 뇌졸중 환자가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뇌졸중 후 피로’는 심한 탈진감에 몸에 에너지가 하나도 없다고 느끼거나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것을 말하는데, 이로 인해 재활치료는 물론, 가벼운 일상생활조차 힘에 겨워할 수 있다. 뇌졸중 후 피로는 쉬면 회복되는 일반적인 피로와 달리, 경고신호 없이 나타나며 휴식해도 없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으며, 뇌졸중의 심한 정도와 서로 연관성은 없고, 경미한 환자가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기도 한다.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발병초기부터 후유증기에 이르기까지 육체적 에너지 소모가 많아 유발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고 다른 요인으로는 당뇨병, 심장질환, 수면무호흡증 등이 있다. 뇌졸중후 피로는 한방치료가 도움이 되는데 흔히 보약으로 알려진 한약들이 뇌졸중 이후에 소모된 에너지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뇌졸중후 피로가 개선된 환자들은 더 적극적으로 재활치료에 임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환자들이 다시 일상 활동이나 직업으로 복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젊은 혈관은 혈관 내벽이 깨끗하고 직경이 커서 혈액 흐름이 원활하고, 심하게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혈압이 올라가도 말랑말랑하게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어 높은 압력에 잘 견딜 수 있다. 반면에 노화된 혈관은 마치 오래된 쇠파이프 내부에 녹이 슬고 찌꺼기가 끼듯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과 피떡이 플라그를 형성하여 직경이 좁아지고, 말랑말랑하던 혈관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딱딱해지는데, 이런 상태를 동맥경화증이라고 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복부비만 등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혈관노화가 더 빨리 발생한다. 혈맥어혈검사, 말초혈액순환 검사 등으로 혈관노화상태를 조기에 진단하고 관리하여 뇌졸중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약 중에는 동맥경화의 진행 및 혈관노화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약들이 있다. 특히 거풍청혈단은 연구결과 경동맥의 탄력도를 개선하여 혈관노화를 억제하고 뇌혈관의 미세혈류를 개선하는 작용이 있어 임상에서 혈관노화를 동반한 뇌혈관질환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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