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상장·매매' 업무 쪼개지나…업계는 '찬반' 논쟁
'리스크 관리 용이·전문성 생겨'vs'수수료 전쟁''점유율 고착화'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금융당국이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의 기능 분리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거래소 분리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1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제정 당시 포함된 국내 부대의견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번에 제출된 부대의견은 오는 7월 19일 시행될 예정인 1단계 법안으로 불리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안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상장·매매·보관 등의 각종 거래소 기능의 분리 방안을 담은 부대의견은 이번 22대 국회에서 다뤄질 '2단계 법안'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단계 법안에서는 규제의 틀이 갖춰지지 않은 가상자산 업계의 환경 아래 투자자를 보호하는 내용이 핵심이 됐다면, 이번 2단계 입법은 거래소의 환경을 이해상충 문제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셈이다.
그간 국내 거래소들은 가상자산의 상장부터 유통, 보관까지 여러 업무를 한 거래소 체제에서 이행하면서 '이해상충 문제'를 지적받아 왔다.
이번에 고려되는 거래소 기능 분리가 실제 이뤄진다면 가상자산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만큼, 벌써부터 거래소 기능 분리에 대한 여러 의견이 업계에서 돌고 있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수탁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 임원은 국내 거래소의 기능 분리 건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표했다.
그는 "국내 거래소의 기능을 분리한다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측면에서 안정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거래소는 해외 거래소 대비 여러 업무를 한 거래소가 맡는 편이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을 시 거래소가 전체 업무의 리스크를 한 번에 떠안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기능이 분리된 것과 비교해 위험하다는 게 가상자산 수탁업체 임원의 시각이다.
그는 "기존 증권사들도 직접 돈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예탁원에 관리를 받고 있는 이유가 다 있다"며 "적어도 보관과 유통은 분리해야 당국이 고려하는 이해상충 문제를 비롯해 리스크 개선 등 여러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운영사의 관계자는 거래소의 기능 분리를 통해 업계의 전문성이 확보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으며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거래소의 기능이 분리되면 거래소의 해당 기능을 전문적으로 다뤄질 전문 업체들이 국내에서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며 "유통 부분에 대한 감시나 상장 검토를 독립적으로 다루는 업체들이 나오면서 세분화된 업계가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업계에서는 거래소의 기능 분리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거래소의 상장 및 매매 등의 기능이 분리된다면 거래소의 경쟁력 중 하나로 꼽히는 '상장 경쟁력'이 사라질 것이고, 이는 결국 현 거래소 점유율 체제가 굳어지거나 결국 '수수료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가상자산을 상장을 통해 소개하고 매매 환경을 조성하는 건 거래소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라며 "특히나 상장 부분이 매매 환경을 조성하는 거래소의 기능에서 분리가 된다면 거래소의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결국 일본처럼 외부가 정해주는 가상자산만 거래소들이 상장한다면 사실상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풍부한 거래소에 쏠릴 것"이라며 "소위 국내 거래소 업계의 '쏠림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래소의 법인 투자 허용이나 IEO(거래소 공개) 등 새로운 마케팅 모델이 허용되지 않는 한 상장 권한이 떨어진다면 결국 거래소들은 값싼 수수료 정책을 펼치며 고객들을 모객해야 한다"며 "이는 곧 수수료 전쟁으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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