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던 2군 생활, 어떤 보직이든 1군서 경험하고파”…431일 만에 승리 챙긴 LG 김영준의 소망 [MK잠실]
“(2군 생활은) 정말 죽고 싶을 정도였다. 어떤 보직이든 1군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며 붙어 있고 싶다.”
431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김영준(LG 트윈스)이 1군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영준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 LG가 3-8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9회초에도 안정감은 계속됐다. 윤동희를 좌익수 플라이로 묶었다. 고승민에게는 볼넷을 범했지만, 손호영과 빅터 레이예스를 각각 좌익수 플라이,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후 연장 10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영준은 나승엽(삼진)과 박승욱(1루수 직선타), 최항(1루수 땅볼)을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리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3이닝 1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47구였다.
이는 LG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8회말 신민재의 1타점 적시 내야 안타와 문성주의 1타점 좌전 적시타, 오스틴 딘의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묶어 3점을 따라붙은 LG는 9회말 홍창기의 땅볼 타점과 문성주의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앞세워 기어코 경기 균형을 맞췄다. 이후 연장 10회말에는 신민재가 좌익수 방면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9-8 승리를 완성했다.
이로써 전날(15일) 8-9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챙긴 LG는 40승(2무 30패) 고지에 도달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3년 4월 12일 이후 431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김영준 역시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공교롭게 당시 상대도 롯데였다.
김영준은 “점수 차가 많이 나서 그때 이제 던질 수도 있겠다 생각하고 (우)강훈과 몸을 같이 풀었는데 제가 먼저 나가게 됐다”며 “솔직히 어안이 벙벙하다. 제가 어떻게 던졌는지 기억이 안 난다. 한 타자, 한 타자 생각하고 던졌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김)범석이가 여우 같았다. 노련하게 잘 이끌어줬다. 적절한 상황에 제가 던지고 싶은 공을 잘 섞어 매치해줬다. 공부 및 노력을 많이 한 것이 느껴졌다. 너무 고마웠다”고 공을 김범석에게 돌렸다.
이어 김영준은 점점 경기가 접전 양상으로 갈 때마다 마음이 흔들리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솔직히 그런 것은 없었다. 2군에서 워낙 오랜 생활을 하다 보니 1군에서 던질 기회가 절실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점수 차, 상황을 생각할 겨를 없이 올라가서 있는 힘껏 던졌다. 그냥 포수만 보고 있는 힘껏 던졌다. 그런 긴장감 속에 던져 (구속이 잘 나온 것 같다). 무대 체질인 것 같다”고 배시시 웃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4월 12일 롯데전 1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해당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투구 내용은 0.1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 평균자책점 27.00으로 좋지 않았다. 대신 김영준은 올해까지 퓨처스리그 76경기(245.2이닝)에서 15승 1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하며 기량을 끌어올렸다.
김영준은 “(2군 생활은) 정말 죽고 싶을 정도였다. 1군에 올라가지 못하면 비전이 없는 것이 (2군) 생활이다. 너무 고통스러웠다. 힘들고 지루했지만 그래도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히 항상 자신은 있었다. 단 그동안 1군 올라갔을 때 압박감이나 긴장감을 잘 못 이겨냈던 것 같다. 오늘처럼 좀 더 단단해져 1군에서 던졌었다면 좀 더 빠른 시일 안에 자리를 잡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또한 그는 최상덕 코치에 대해서도 “2군에서 함께 피칭 디자인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 피치 터널을 비롯해 브레이킹 및 구속에 대해 공부 및 연습했다. 그런 피칭 디자인을 해주셔서 제 변화구가 오늘 더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LG 선발진은 현재 균열이 생긴 상태다. 임찬규가 허리 근육통으로 빠졌고, 최원태마저 우측 광배근 미세 손상으로 이탈했다. 이번 주 주말 경 임찬규가 돌아올 전망이지만, 김영준이 이날만큼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그에게 기회가 올 수도 있을 터.
김영준은 “어떤 보직이든, 어떤 상황이든, 감독님 및 코치님께서 자리를 정해주시면 맞춰가는 것이 선수”라면서 “차근차근 하나하나 해 나가고 싶다. 1군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며 붙어 있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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