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음악 틀고 캐비어 오찬 준비···尹 방문 중앙아 3국, 깜짝 이벤트 경쟁
최고지도자·대통령들 릴레이 공항 배웅에
국견 선물·한국 음악 연주·뚝배기 라면 대접도
韓 반도체·차·원전·바이오 등 추가 협력 기대감 반영
대통령실 "K실크로드 구상 외교적 기반 마련"
대통령실은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과 관련해 “각국과 동반자 관계를 넘어 지속가능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며 “3국 정상 간 깊은 신뢰를 형성하고 중앙아 특화 외교전략인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구상’에 추진을 위한 굳건한 외교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북아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관문으로 부각되고 있다. 동북아와 유럽을 이어주던 대동맥인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 실크로드가 재부각되고 있어서다. 실크로드 인접국들의 역할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특히 자원부국과의 실질적 협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원자력, 반도체, 2차전지 등 분야에 필요한 핵심광물 공급망을 확보했다”며 “석유와 천연가스는 물론, 원전 연료인 우라늄, 배터리 소재인 리튬과 몰리브덴, 반도체 소재인 텅스텐 등에 대한 포괄적 협력을 확대, 경제안보를 강화하고 핵심 자재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경제성과로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갈키니쉬 4차 탈황설비 기본합의서’,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정상화 2단계 협력합의서를 체결했다. 두 프로젝트의 사업 규모는 조 단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베키스탄과는 우리 기술력으로 개발한 최초의 고속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로템은 우즈벡과 고속철 총 42량(1편 당 7량) 총 2700억 원 규모의 공급을 계약했다. 한국형 고속철의 해외 수출을 본격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핵심광물에 있어서는 카자흐·우즈벡과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에 관한 MOU 및 약정을 각각 체결했다. 탐사, 개발, 제련, 생산 등 전 과정에 걸친 전주기적 협력이 기대된다. 특히 향후 경제성이 확인되는 주요 광종의 개발 및 생산 과정에 우리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기반을 마련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각국 정상들의 극진한 대접 역시 향후 중앙아 3국과의 협력 확대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중앙아 3국이 인접해 있고 릴레이 정상회담이 열리다 보니 3국은 서로 더 좋은 예우를 하기 위해 애를 많이 쓴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최고지도자 겸 인민이사회 의장이 윤 대통령 부부에게 국견(國犬) 알라바이 2마리를 선물했다. 각별한 사이임을 강조할 때 알라바이를 선물한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을 떠날 땐 최고지도자가 직접 공항에 나와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투르크 최고지도자는 윤 대통령에게 자국의 낙후된 인프라 산업 현황에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윤 대통령이 국내 샤힌프로젝트 등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의 경험을 공유하며 방향성을 조언하자 최고지도자는 “이야기를 좀 더 해달라”며 예고 없이 공항으로 향하는 윤 대통령의 차에 올랐다고 한다. 이후 공항에서는 투르크메니스탄 최고지도자가 공군 1호기를 향해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진광경도 펼쳐졌다.
두 번째 순방국이었던 카자흐스탄 역시 투르크메니스탄 이상의 예우를 보이겠다는 의지였다. 문화공연이 있던 날인 12일(현지시간) 공연 시작 전 카자흐 대통령이 국견 품종인 '타지'를 윤 대통령 부부에게 소개했다. 투르크 측이 알라바이을 선물한 것을 의식이라도 한 듯 윤 대통령 부부의 동물 사랑에 대해 언급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카자흐 대통령 측에서 즉석해 차담을 요청, 40분간 대화가 이어졌다.
카자흐 대통령 역시 윤 대통령 부부가 카자흐를 출국할 때 공항으로 직접 환송에 나섰고 또 깜짝 약식 오찬도 마련했다. 공식 만찬에서 카자흐 측은 자국을 대표하는 철갑상어 요리를 일부러 뺐다고 한다. 철갑상어만으로 구성된 약식 오찬을 위해서다. 윤 대통령 내외는 공항에서 캐비어와 찜 요리 등을 대접받았다. 카자흐 시내에 있는 모든 전광판에는 윤 대통령과의 회담 영상이 걸렸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극진한 대접은 이어졌다. 국빈만찬은 당초 90분 예정돼 있었지만, 실제 2시간 넘게 진행이 됐다. 현지 국립오케스트라의 반주로 현지 최고의 가수들이 '돌아와요 부산항에', '만남' 등 한국 노래가 연주됐다.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곡을 알아내라는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지시에 따라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연주되기도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학창시절 좋아하던 노래 두 곡이 돈 매클린의 '아메리칸 파이'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인데 우즈베크에서 먼저 알고 환대해주셔서 감사하다"라는 뜻을 전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국빈 방문을 하는 김건희 여사를 위해 수주 전부터 맞춤 전통의상을 준비했다. 이 전통의상은 의상 디자이너인 우즈베크 영부인의 조카가 직접 디자인하고, 전통공예 작가들이 자수를 놓아 완성한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전통문화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국빈 만찬과 친교 오찬에서 이 전통의상을 입고 참석했다.
순방 마지막 날인 15일(현지시간)에는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고대 실크로드의 중심지인 사마르칸트로 초청하고, 전 일정을 동행해 직접 소개했다. 그리고 이어진 오찬에선 우즈베키스탄 측이 예정에 없던 '뚝배기 라면'을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부터 엿새간 중앙아시아를 순방하면서 한식 요리를 많이 접하지 못한 윤 대통령 일행을 배려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중앙아시아 3국이 윤 대통령 내외에 대해 극진히 대접한 것은 자원 부국이지만 아직 잠재력을 현실화하지 못한 국가들의 입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이 가진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방산, 원전, 바이오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매력을 느끼고 협력을 확대하려는 의지라는 분석이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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