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훈풍’에도 빌라·오피스텔 ‘안갯속’…"탈동조화 가속"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반등, 지방 아파트 미분양
'전세사기' 이후 기피하는 빌라, 오피스텔도 침체
"부동산 시장 초양극화…정부 추가 대책 필요하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서울 강남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증가하는 등 수도권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방은 여전히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고, ‘전세사기’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빌라(연립·다세대)와 오피스텔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탈동조화 현상이 가속화 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이유다.
아파트 시장은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9% 올라 전주(0.06%)보다 상승폭이 더 키웠다. 3월 넷 째주 이후 11주 연속 상승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 올 상반기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 10건 중 6건은 전고점의 80% 이상 가격을 회복한 상황이다. 직방의 분석 결과 지난 1~5월 서울 아파트 거래 1만 4810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2023년) 이전 최고가와 비교해 80% 이상 가격이 회복된 매매 거래 비중은 전체의 60.4%를 차지했다. 서울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에서도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오면서 강남 등에서 시작된 상승 흐름이 외곽 지역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아파트 시장도 지역별 양극화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5개월 연속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 1997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10.8% 늘어난 수준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같은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1만2968가구로 한 달 전보다 6.3% 증가했다.
이 때문에 올해 안에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긴 어렵단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은 전국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다기 보다는 공급부족, 분양가 상승, 전세대란 등의 패닉으로 인해 관망세가 매입 수요로 전환되며 일부 지역이 상승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요인에 대한 이슈가 적은 지역이 상승 추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적어 보이고 서울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중심이긴 하지만 훈풍이 불고 있는 아파트와 달리 빌라와 오피스텔 등은 단기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1분기(1~3월) 전국 비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은 24.2%로 2006년 조사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빌라는 전세사기 이후 전세 시장마저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역전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다방이 국토부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올해 1~5월 서울 연립·다세대 전세 거래 4만 2546건을 분석한 결과 46%가 기존 전세보증금 대비 시세가 하락한 역전세로 조사됐다.
오피스텔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2022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22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99.38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추가적인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매매나 전세 시장 모두 아파트로 몰리면서 빌라나 오피스텔의 추가적인 하락은 불가피하다”면서 “아파트와 비아파트 시장의 양극화, 탈동조화 현상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빌라와 오피스텔의 경우 전국적으로 분양 대기 물량, 미분양 적체 물량이 쌓여 있기 때문에 시장의 회복이 정말 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세제혜택 등 정부의 전향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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