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아름다운 시어로 수놓은 노랫말

관리자 2024. 6. 1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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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인이자 작사가 하지영의 개인전이 성황리에 열렸다.

그는 1980년대 명작사가로서 이름을 날렸고, 2000년대 들어 자신이 작사한 히트곡을 기반으로 한 미술작품 전시회를 열어 음악을 넘어서서 미술로 새로운 지평을 연 인물로 기록된다.

하지영은 특히 조용필의 빅히트곡을 작사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중 현재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모든 세대에 걸쳐 인기를 얻은 노래가 있는데 바로 '여행을 떠나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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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여행을 떠나요’
조용필 7집 수록곡 ‘여행을 떠나요’는 교과서에도 실리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얼마 전 시인이자 작사가 하지영의 개인전이 성황리에 열렸다. 그는 1980년대 명작사가로서 이름을 날렸고, 2000년대 들어 자신이 작사한 히트곡을 기반으로 한 미술작품 전시회를 열어 음악을 넘어서서 미술로 새로운 지평을 연 인물로 기록된다.

하지영은 특히 조용필의 빅히트곡을 작사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중 현재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모든 세대에 걸쳐 인기를 얻은 노래가 있는데 바로 ‘여행을 떠나요’이다.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광야를 향해서 계곡을 향해서/ 먼동이 트는 이른 아침에 도시의 소음 수많은 사람 빌딩 숲속을 벗어나 봐요/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의 흐르는 물 찾아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이 곡은 1985년 발표된 조용필 7집의 수록곡이다. 이 음반이 나온 1985년 당시 ‘여행을 떠나요’는 음반의 맨 마지막 곡(건전가요 제외)에 수록돼 차트에 오르지 못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현재에는 이 곡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 좋은 콘텐츠라는 것은 땅속에 있어도 결국 빛이 난다는 속설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하지영은 조용필의 히트곡인 ‘친구여’와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이치현과 벗님들의 ‘사랑의 슬픔’, 손무현의 ‘제목 없는 시’의 노랫말을 써서 1980년대를 풍미한 작사가로 우리는 기억한다. 이러한 빅히트한 가사를 쓴 배경에는 그가 뛰어난 시인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영은 뜻밖의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10여개의 초·중·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린 우리 가요를 조사한 결과,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여행을 떠나요’ ‘친구여’ ‘한오백년’ 등이 수록돼 있다. 가수 조용필은 무수한 히트곡을 가진 국내 최고의 가수 중에 하나다. 그런데 교과서에 실린 그의 노래 네곡 중에서 두곡이 바로 하지영의 노랫말이다.

보통 인간의 언어에서 가장 수준 높은 형식을 시(詩)라고 말한다. 수명이 3개월이라는 대중음악계지만 수십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노래들 중엔 시에 곡을 붙인 노래시가 많다는 것을 하지영의 작품이 말해주고 있다. 상업적인 댄스와 외모에 치중하는 케이팝(K-Pop)과 욕설이 난무하는 힙합계가 좀더 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싶다면 아름다운 노랫말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았으면 한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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