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칼럼]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시사점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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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5월말 2023년 가구당 농가소득을 내놨다.
평균 농가소득은 5083만원으로 전년보다 10% 늘었다.
농가교역조건지수가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농가소득 5000만원을 달성한 것은 농업소득 증가와 이전소득 확대 때문이다.
2023년 어가소득(5478만원)은 농가소득의 108%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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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5월말 2023년 가구당 농가소득을 내놨다. 평균 농가소득은 5083만원으로 전년보다 10% 늘었다. 2018년 4000만원을 넘어선 이래 5년 만에 농가소득 5000만원을 돌파한 것이다. 농가교역조건지수가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농가소득 5000만원을 달성한 것은 농업소득 증가와 이전소득 확대 때문이다. 농업소득은 전년 대비 18%, 이전소득은 13% 뛰었다.
농업소득 증가는 고부가가치 품목 중심의 농업구조 변화를 소득 조사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5년마다 농업총조사를 바탕으로 작목별·축종별 농가소득 조사의 표본을 개편한다. 표본농가수도 2018년 3000농가에서 2023년 3300농가로 늘렸다. 이렇게 농업의 구조 변화를 농가소득 조사에 반영함에 따라 특히 표본개편 연도의 농업소득이 2018년 29%, 2023년 18%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표본개편 연도 이외 기간의 농업소득 증가는 미미한 경우가 많다. 표본개편 다음연도인 2019년 농업소득은 전년보다 21% 줄어 큰 폭으로 감소한 바 있다. 이러한 패턴의 결과, 농업소득은 2023년 기준 지난 10년간 11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에서 22%로 감소했다.
반면 이전소득은 농가 표본개편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3년 1719만원으로 10년 동안 약 3배 늘었다. 전체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에서 34%로 두배 커졌다. 이렇게 이전소득이 크게 증가한 것은 정부의 기초연금 인상과 공익직불금 확대, 지방자치단체의 농민수당 도입 등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농가소득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예측치와 크게 차이가 난다. 농경연은 2023년 농업전망대회에서 2%의 농가소득 상승을 예측했으나 실제는 10%였으며, 농업소득 역시 11% 상승을 전망했지만 실제는 18%로 예상치보다 높았다. 2018년에도 농업소득 하락을 점쳤지만 실제는 큰 폭의 상승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농경연이 농가 표본개편을 고려하지 못하고 소득을 추계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농가소득 조사 표본개편 이후 2027년까지 4년간 표본개편은 없다. 따라서 향후 농가소득, 특히 농업소득이 다시 정체되거나 하락할 우려가 있다. 왜냐하면 농산물 소비가 감소하는 나라에서 농산물 생산이 증가하면 가격은 더 크게 하락하기 때문에 농업소득은 오히려 감소하는 쳇바퀴함정(treadmill trap)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농업소득의 구조적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그런데 농가소득과 달리 어가소득은 상대적으로 높게 상승했다.
2023년 어가소득(5478만원)은 농가소득의 108% 수준이다. 2008년 이전까지 어가소득은 농가소득보다 적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어업소득은 154% 증가한 반면 농업소득은 3% 증가에 그쳤다. 그 이유는 2000년 이후 어가수는 49% 높게 감소한 반면 농가수는 28% 주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농업소득에 중요한 영농의 규모화는 진전이 더디다. 따라서 농가의 이전소득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한 대책도 강화해야 한다. 윤석열정부는 이미 공익직불금을 5조원으로 두배 확대키로 공약했다. 이에 더해 일정 기간 이상 농업경영체로 등록한 65세 이상 농어촌 농민에게는 재산이나 소득에 관계없이 기초연금을 전액 지급하는 특단의 대책도 필요하다.
이준원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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