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출신이 호주대사 독식?...이종섭 후임에 심승섭 전 해군총장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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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군 출신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회피 의혹으로 임명 25일 만에 물러난 이종섭 전 호주대사 후임으로 심승섭 전 해군참모총장(해사 39기)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관인 김완중 전 대사 이후 호주대사 자리를 군 출신 인사가 연달아 꿰차는 셈이다.
김 전 총장, 이 전 대사, 심 전 총장은 군 출신이라는 점 외에도 대선 캠프 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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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군사외교 명분 내세우지만
결국 인수위 인연 '보은 인사' 논란
또다시 군 출신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회피 의혹으로 임명 25일 만에 물러난 이종섭 전 호주대사 후임으로 심승섭 전 해군참모총장(해사 39기)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관인 김완중 전 대사 이후 호주대사 자리를 군 출신 인사가 연달아 꿰차는 셈이다. 방산 수출 확대와 군사협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지만, 보은 차원에서 특임공관장 자리를 나눠먹기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대사 사퇴로 공석인 호주대사에는 심 전 총장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 전 대사는 국방부 장관에서 물러난 지 5개월 만인 지난 3월 호주대사에 임명됐지만,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회피 의혹으로 자진 사퇴했다.
군 출신이 호주대사 하마평에 오른 건 윤 정부 들어 연달아 세 번째다. 이 전 대사 직전인 김완중 전 대사 임명 당시에도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기 때문이다. 호주대사가 외교관이 아닌 외부 인사에게 자리를 맡기는 특임공관장 자리라고 해도, 이처럼 특정 직역에 쏠리는 건 매우 흔치 않은 일이다.
군과 외교가 평가는 엇갈린다. 찬성 측에서는 한국과 호주의 관계가 외교 중심에서 군사협력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직업 외교관보다 군 출신 인사가 더 적임이라는 것이다. 해외공관장을 지낸 전직 군 장성은 "가장 중요한 테마는 방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호주에 K방산의 영토를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호주는 한국의 '방산 세일즈' 주요 국가 중 하나로 부상 중이다.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 국산 무기를 도입했고, 호주 국방부는 지난 4월 '2024 국가 국방 전략'을 발표하며 향후 10년간 국방비 지출을 늘리겠다고 했다. 기존보다 500억 호주달러(약 44조4,000억 원)나 증액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핵심축인 한국과 호주 간에 군사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하지만 방산 세일즈와 군 출신 인사와의 연관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폴란드에선 최근 K방산이 잭팟을 터뜨렸지만, 2021년 부임한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다. 폴란드 다음 동유럽 방산 수요국으로 떠오르는 루마니아에도 2022년 직업 외교관인 임갑수 대사가 임명됐다.
결국 호주 대사 자리를 보은 인사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총장, 이 전 대사, 심 전 총장은 군 출신이라는 점 외에도 대선 캠프 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안 그래도 특임공관장 자질 문제가 계속 도마에 오르고 있는데 방산 수출을 구실로 인연에 치우친 인사를 단행한다면 정부의 신뢰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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