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AI?", 성공 투자의 핵심은 '트렌디'가 아니다 [중·꺾·마+: 중년 꺾이지 않는 마음]
편집자주
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기지만, 크고 작은 고민도 적지 않은 시기다. 중년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주가 부양의 기본은 업체 실적
전통산업, 최근 실적 기반 상승
원리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야
Q: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 포트폴리오는 너무 사람들이 관심이 없는 업종에 몰려 있어요. 듣자 하니, 요즘 2차전지 업종이 ‘트렌디’ 하다던데요? 이슈 되는 회사로 몇 개 추천해 주시죠. 해당 업종에 ‘올인’하려 합니다.
A: 지난해 이맘때 50대 초반의 지인이 필자에게 의뢰한 내용이다. 당시 필자는 “리스크가 큰 선택이니 현재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 의뢰인은 그러나 “2차전지산업이 너무 핫하다. 이 분야만 상승할 것 같아, 다른 업종은 지켜볼 필요가 없을 정도다”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겼다. 하락 중에도 매도 및 비중을 축소하라고 재차 권유했지만, 의뢰인의 ‘신앙심’은 변하지 않았다. “다시 오를 것”이라면서 2차전지 업종 관련 전망에 대한 질문만 쏟아냈다.
약 1년이 지난 지금, 결과는 어떨까? 해당 업종은 상승을 지속하는 듯했으나 작년 7월 고점을 찍은 이후 평균 50% 이상 급락했다. 올해 기준 2차전지 ETF를 확인해 보면 처참한 실적을 확인할 수 있다.
패션을 넘어 투자에서도 ‘트렌디’를 추구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 그런데 투자에서 트렌디함은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산업에만 투자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는 것 같다. 실제로 최근에는 2차전지, AI, 반도체 관련 업체들이 트렌디한 투자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주가 부양의 가장 기본은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주의 급격한 상승 변동성 이유는 엄청난 실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상승한다. 그러나 시장에서 예상했던 실적에 미치지 못하는 순간 꿈과 기대는 일시에 무너지고, 급격한 하락 변동성을 만들어낸다.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내겠다’는 조급함이 문제다. 조급함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점차 투자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게 된다. 그리고 원칙에서 멀어지는 순간,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깊게 위기가 찾아온다.
전통산업의 부활
최근 주식시장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전통 산업들이 부활의 신호를 알렸다. 대표적으로 음식료와 화장품 회사들이다. 중국 시장에 의존적이었던 기업들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상대로도 경쟁력을 갖추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주목받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사실 이들 기업의 사업성과 실적 성장을 지켜봤다면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기반으로 투자한다면, 다소 ‘트렌디’ 하지 않더라도 성공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 현재 주목받고 있지 못하지만, 사업성과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업체에 꾸준히 투자한다면, 결국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반대로 유행만 좇는 ‘널뛰기식 투자’를 반복하면, 오히려 손해 볼 확률이 훨씬 높다.
지금 당장 음식료, 화장품 업종 등에 투자하라고 추천하는 것도 아니며, 2차전지, AI반도체 업종 등에 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보편적으로 많이 쓰는 가치주, 성장주를 구분하면서 투자를 편향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것이 아니라,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원리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리 원칙을 지키기 위해 살펴야 할 요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기업의 내재 가치다. 주식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결국 해당 기업의 실적이다. 이는 성장주를 투자할 때도 적용된다. 당장의 실적은 기업 가치 대비 저조하지만 미래에 실적을 가지고 올 수 있는 사업성과 그 단계를 맞춰나가는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통 업종도 마찬가지다.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추어 준비를 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두 번째는 비율조정이다. 투자에서 리스크 관리는 굉장히 중요하다. 예상하지 못하는 시장 위험은 언제든 우리에게 찾아온다. 만약 한 종목, 혹은 한 개 업종에 모든 자금이 투자돼 있다면, 리스크가 도래했을 때, 너무나 큰 경제적인 위협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는 순서가 될 때까지 기약 없는 기다림이 우리에게 심리적인 고통을 안겨준다.
마지막 세 번째는 기준점을 갖는 것이다. 내가 투자한 기업의 투자포인트가 무너졌는지? 내가 생각한 목표 가격은 얼마인지? 등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야 되는지, 팔아야 되는지에 대한 기준점이 없다면 우리는 그 주식이 엄청난 가격상승을 보이는 순간에도 매일 언제 팔아야 될까?라는 불안함에 살게 된다. 그리고 또 우리는 반복하게 된다. “아, 그때 팔 걸, 그때 살 걸···.”
필자는 이번 전통 산업들의 비상이 지나친 트렌디(묻지마 성장주 투자)에서 벗어나, 투자 원칙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명언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투자의 첫 번째 규칙은 손실을 피하는 것이다. 두 번째 규칙은 첫 번째 규칙을 잊지 않는 것이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0416360004258)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2916030000948)
공우진 DB증권 알파센터장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신 못 차린 밀양 성폭행 가해자…"이왕이면 잘 나온 사진으로" | 한국일보
- “소변 받아먹어”… 90대 요양환자 학대한 80대 간병인 | 한국일보
- 이승기 측, 장인 '주가조작' 무죄 파기에 "결혼 전 일...가족 건드리지 말길" | 한국일보
- '음주 뺑소니' 김호중, 한 달여 만 피해 택시기사와 합의 | 한국일보
- 습기찬 노란 물…부부가 음식점에 놓고 간 페트병 정체에 '충격' | 한국일보
- "살던 집에서 매달 122만 원 따박따박"... '자식보다 효자' 주택연금 | 한국일보
- [단독] "돼지 먹일 사료도 없다"... 북한군 내부 문건에 담긴 굶주림 실태[문지방] | 한국일보
- 희소병 아들 엄마 "'못 고치는 병'이라 뒷전... 사지로 몰리고 있다" | 한국일보
- 김원희, 입양 고민했던 아동 비보에 "천국에서 만나자" | 한국일보
- 예약·주문·결제 전부 휴대폰으로… 식당 이용 소외당하는 고령층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