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공존과 양립으로서의 국악 컬래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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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온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틀간 다양한 K-컬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중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컬래버 음악회와 국악기 체험에 굉장한 호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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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온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틀간 다양한 K-컬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중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컬래버 음악회와 국악기 체험에 굉장한 호응이 있었다. 전통 국악음악부터 대중음악을 선보인 연주에서 특히 미국의 스탠더드 팝인 ‘마이 웨이’를 연주했을 때 학생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것이었다. 뒤이어 악기체험에서도 BTS 멤버 슈가가 발표한 ‘대취타’의 첫 시작이 실제 대취타 음원 샘플링인 ‘명금이라 대취타 하랍신다’의 음률을 멋들어지게 부르는 모습에서 K-팝으로 시작된 한국의 문화에 대한 호감을 엿볼 수 있었다. 대취타에 사용되는 서양식 팡파르를 연상케 하는 금관악기와 부는 방식이 흡사한 단선율 금관악기인 나발을 너도나도 불어보는데 다들 너무나 잘 부는 모습에 이유를 들어보니 어릴 때 취미로 금관악기를 배운 학생이 많았던 터라 처음 접하는 악기도 쉽게 친숙해질 수 있었고, 즉석에서 전통 타악기와 합세하여 대취타 행진 퍼포먼스도 신나게 재현해보기도 했다.
필자는 2018년부터 여러 라디오 방송에서 국악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준비를 위해 창작국악곡, 소위 퓨전국악이라 불리는 곡을 많이 듣게 되는데 그 시초로 내년이면 창단 40주년이 되는 국악실내악그룹 ‘슬기둥’은 국악 가요라는 장르를 개척하여 국악 대중화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이러한 영향이 이어져 기존 전통음악에서 벗어나 다른 장르와의 컬래버 내지는 국악기가 아닌 다른 악기편성의 현대적 모습을 지닌 음악을 퓨전이라 통칭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경향이 국악의 대중화와 생활화에 가치가 컸다면 지금 21세기 전반의 흐름은 국악의 세계화와 월드 뮤직화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단순히 퓨전국악으로 통칭하기엔 지금은 너무나 광범위하게 변화 발전하고 있기에 창작 국악 장르에 대한 명칭은 지금도 학계에서는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각 장르의 특성은 그대로 지닌 판소리 수궁가 원곡과 대중음악의 컬래버 곡인 ‘범내려 온다’, 필자가 서양오케스트라와 협연한 피리 앨범 베토벤 ‘월광’, 피리와 바이올린 연주 궁중음악 ‘수제천’ 음반의 경우처럼 이런 곡들은 어떤 장르로 분류할 것인가에 대해 방송국을 비롯한 음반관계자, 평론가의 고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국악과 대중음악, 또는 국악과 클래식 같은 양립성이 존재하는 음악에 대해 필자는 경영학이론인 양립성(compatibility)에 착안하여 국악의 단일장르가 아닌 복합장르의 경우 각각의 음악 특성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하나의 융합된 음악을 창조하고 각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개념으로 ‘양립음악’이라는 용어를 경영학 박사학위 논문에 제시해 보았다. 지금의 새롭고 다채로운 융합으로서의 국악을 다른 장르간의 공존과 양립의 음악으로 바라보면 좀 더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지금의 국악은 세계 여러 나라 다양한 장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공연무대에서 양립해 새로운 예술콘텐츠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례로 검증되고 있으며, 서로 양립할 수 있는 장르로서의 컬래버를 지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난 미국 대학생들의 문화교류에서 낯섦과 친숙함이 공존했던 양립음악은 생각보다 빨리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고, 흔히 말하는 음악은 국경이 없다지만 악기 또한 국경을 초월하여 즐길 수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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