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등판은 레드카드 두번째는 ‘네일’모드
데뷔전 3이닝 6실점 악몽 날려
대체 외인투수로 이달 KIA에 합류한 캠 알드레드의 ‘첫인상’은 불안했다.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서 3이닝 6안타 3볼넷 6실점으로 무너졌다. 1m91 큰 키의 좌완투수로 좌타자 등 뒤에서 홈플레이트 방향으로 각을 만드는 피칭은 인상적이었지만, 볼카운트 싸움에서 거듭 밀리며 위기가 이어졌다.
모두가 숫자를 볼 때 이범호 KIA 감독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했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첫 등판에서 결과에 따른 자신감을 얻을 필요성에 관해 묻자 그보다는 피칭 메뉴를 조목조목 들여다보며 내용 차원에서의 가능성에 주목할 뜻을 나타냈다. 우타자 상대 볼배합만 갖출 수 있다면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기대도 곁들였다.
알드레드는 두 번째 등판에서 ‘첫인상’ 잔상을 상당 부분 지웠다. 지난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 감독의 시선을 따라가면 KIA 에이스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제임스 네일의 올시즌 이력도 오버랩된다. 네일은 올해 14경기에 등판해 7승2패 평균자책 2.21로 활약 중이지만 시범경기에서 3경기에서 10.1이닝 동안 15안타를 내주는 등 평균자책 5.23으로 흐름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 감독은 그때도 숫자보다는 피칭 레퍼토리와 구종별 경쟁력을 두고 선수를 평가했다.네일은 정규시즌 개막 이후 대반전을 시작했다.
이제 두 차례만 등판한 알드레드의 향후 레이스를 여전히 예단하기는 어렵다. 알드레드는 지난 14일 KT전에서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 모두 최고 구속 150㎞에 육박하는 공을 던졌지만 두 구종 의존도가 높았다.
다만 이날은 KT 우타자들을 상대로 피안타율 0.235(17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우타자를 상대로도 주도권을 쥐고 갔다. 첫 등판에서 두산 우타자를 만나 피안타율 0.417(12타수 5안타)로 흔들렸던 것을 고려하면 극적인 변화였다. 스위퍼에 가까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조합으로 돌파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알드레드는 ‘대체 외인’ 신분이다. 네일 만큼의 기대를 받고 KIA 유니폼을 입은 투수는 아니다. 기대치 또한 아직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네일이 그랬듯 첫인상을 바꾸기 시작했다. 몇 차례 등판을 더 한 뒤에는 ‘기대 이상’의 자리에 올라 있을지 모른다. 네일 또한 KIA 입단 당시 당초 기대치는 지금은 부상으로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된 윌 크로우에 이은 ‘외인 2선발’이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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