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래 병충 토마토뿔나방 피해, 인재 아닌가

경기일보 2024. 6. 1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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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뿔나방 피해로 우리 농가가 초토화되고 있다.

친환경토마토 농가 66곳을 조사했는데 26곳에서 피해가 확인됐다.

피해를 입어 떨어진 토마토가 한 켠에 쌓여 있다.

이번 토마토뿔나방 피해가 확산되는 과정에 이 부분에 대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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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뿔나방 피해로 우리 농가가 초토화되고 있다. 남미에서 시작돼 전 세계 100여개국에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강한 번식력과 광범위한 이동성이 이 해충의 특징이다. 올해 3월 부산과 전남에서 발견됐다고 전해졌다. 불과 3개월만에 그 피해가 경기도 전역에서 확인되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병해충 예찰활동, 예방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심 증상 신고도 받는 중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마땅한 방제법이나 치료법이 없다. 농진청이 ‘명확한 방제법은 연구 중’이라고 했다. 일반 농가는 울며 겨자 먹기로 기존의 농약을 살포하고 있다. 다소간의 피해를 줄이는 정도라도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 농가는 아예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답답한 (사)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가 4월 자체 조사를 했다. 친환경토마토 농가 66곳을 조사했는데 26곳에서 피해가 확인됐다. 확인 지역은 광주, 김포, 용인, 파주, 평택, 화성 등이다.

참담한 작파 현장을 본보 취재진이 찾았다. 평택시 진위면의 한 친환경토마토 농가다. 피해를 입어 떨어진 토마토가 한 켠에 쌓여 있다. 지금까지 이렇게 버려진 토마토만 3톤에 달한다고 했다. 주인(67)이 친환경 약재 400여만원어치를 사용했지만 다 허사였다. 더 걱정인 것은 피해가 풍토병이 될 가능성이다. 토마토뿔나방 해충은 해마다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방제법이 개발되지 않는 한 내년에는 농사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농업 당국을 향하는 농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연합회 사무처장 홍안나씨는 “정부는 토마토뿔나방이 올해 초 처음 발견됐다고 발표했지만 지난해에도 이미 발견 사례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할 중요한 대목이다. 홍씨의 주장이 사실이면 당국의 늑장 대처 책임이 불거질 수 있다. 가장 올바른 해충 예방은 파종시기부터 이뤄져야 한다. 일찍 주의를 내렸다면 사전 예방을 통해 전체 피해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었다.

농진청 등 농업 당국이 존재하는 이유가 뭔가. 농민의 이익 보호다. 외래 병충해의 유입으로 인한 농업 초토화는 요사이 가장 큰 위험 요소다. 바람직한 것은 병충해 유입을 애초 막는 것이다. 그것이 뚫렸다면 빠른 경고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막지도 못했는데 경고까지 늦었다면 이때부터는 인재의 단계로 간다. 이번 토마토뿔나방 피해가 확산되는 과정에 이 부분에 대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엄격히 조사해 책임을 따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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