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유로서 심장마비→기적아이콘'... 에릭센, 이번엔 골넣고 건재함 증명[스한 이슈人]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지난 유로 대회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졌던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3년 만에 돌아온 대회 첫 경기부터 득점에 성공했다. '기적의 아이콘'은 여전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 ⓒ연합뉴스 AP

덴마크 축구 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 독일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C조 1차전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17분 슬로베니아 페널티 박스 안에 자리 잡았던 덴마크 공격수 요나스 빈이 오른발 뒷꿈치로 문전에 내줬다.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가슴으로 공을 잡은 후 오른발로 왼쪽 낮은 구석에 밀어넣으며 1-0을 만들었다.

후반 32분 오른쪽 코너킥이 상대 수비 맞고 흐른 것을 왼쪽 하프스페이스에 있던 슬로베니아 왼쪽 풀백 에릭 얀자가 강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가져갔다. 이것이 수비를 스치고 굴절돼 덴마크 골망을 흔드는 1-1 동점골이 됐다. 경기는 결국 무승부로 끝났다.

ⓒAFPBBNews = News1

에릭센은 아약스(네덜란드), 토트넘(잉글랜드), 인터 밀란(이탈리아), 맨유 등에서 활약한 베테랑 미드필더다. 특히 토트넘 소속으로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며 한국 팬들에게 매우 익숙한 선수다. 그는 토트넘 소속이던 지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305경기서 69득점 90도움을 올리며 명실상부 핵심 멤버로서 팀을 이끌었다.

이후 지난 2020년 1월 인터 밀란에 합류한 그는 첫 시즌에는 적응에 난항을 겪었지만 이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2020~2021시즌 후반기부터 팀의 핵심으로 거듭나 로멜로 루카쿠) 등 주축 멤버와 함께 인터밀란의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덴마크 대표팀에서도 주축이던 에릭센은 2021년 열린 유로 2020에도 출전했다. 에릭센은 당시 조국 덴마크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핀란드전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지며 전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생명까지 위협받았던 그는 빠른 응급처치로 목숨을 건졌고, 이후 ICD(이식형 심장 제세동기)를 장착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그야말로 '기적의 아이콘'이 된 것.

그렇게 지난 유로 대회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던 에릭센은 이날 돌아온 유로에서 보란 듯이 득점했다.

ⓒ연합뉴스 AP

에릭센의 기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