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은 언론 공격… 개딸은 “이화영 유죄 판사 탄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제3자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되자 민주당이 대대적인 방탄전에 나섰다. 자체적으로 꾸린 특별 대책단에 더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해 법원을 압박하는가 하면 강성 지지층은 이 대표 사건 심리를 맡은 판사를 탄핵해야 한다며 서명 운동에 들어갔다. 이 대표가 자기 사건 보도와 관련해 “언론은 검찰 애완견”이라며 불만을 드러내자 민주당 친명계 의원들은 언론을 “기레기(기자+쓰레기)” 등으로 부르며 가세했다.
수원지법 1심 재판부가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해 이 대표 방북 대가로 쌍방울에 대북 송금을 대납시킨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한 이후 이 대표 팬카페와 친야 성향 유튜버를 중심으로 판사 탄핵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1심 재판장을 맡은 신진우 부장판사가 타깃이다. 신 부장판사는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고, 최근 추가 기소된 이 대표 불법 대북 송금 연루 의혹 사건 재판도 맡았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신 부장판사 판결은 선입견으로 가득 찬 정치적 판결”이라며 “공정하지 못한 재판 진행과 해괴한 판결로 사법부의 권위를 실추시켰고 사법 역사에서 씻지 못할 오명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하며 탄핵 추진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15일까지 탄핵 서명에 3만명 넘게 참여했다”며 “국회가 국민이 준 권한으로 신 부장판사 탄핵안을 발의하고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거법 위반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하면서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해 “희대의 조작 사건”이라고 했다. 이후 민주당은 국회 법사위를 중심으로 방탄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은 그날 오후 열린 법사위 업무 보고에서 “사건을 자동 배당, 전자 배당한 것이 맞느냐”고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에게 따져 물었다. 천 처장이 “일반적으로 전산상으로 자동 배당된다”고 했다.
‘대장동 변호사’ 출신 이건태 의원은 “검찰이 일부러 수원지법을 골라 이 대표를 기소했다”며 “검찰의 재판부 쇼핑”이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15일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재판부가 그 판사라고? 판사는 오류와 한계 없는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법사위를 이재명 변호를 위한 개인 로펌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가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다”고 한 것이 논란을 일으키자 민주당 친명계 의원들의 언론 때리기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애완견(Lapdog)은 감시견(Watchdog) 반대편 언론일 뿐, 애완견이라 했다고 언론 비하, 망언 따위 반응이 나올 일이 아니다”라며 “대다수 언론은 검증에 나서기보다 검찰 주장 받아쓰기에 분주하다”고 했다. 양문석 의원은 “검찰청의 일부 도둑놈들이 불러주면 단지 받아쓰기하는 직원들이 무슨 애완견이냐. 그냥 기레기”라고 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검찰·법원·언론을 겨냥해 거친 공격에 나선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위기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라는 말이 나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해 1심 법원이 유죄로 인정하면서 야권 내부, 특히 지지자 그룹 안에서 사법 리스크에 대한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며 “야권 내부 단속 차원에서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자기들에게 불리한 검찰의 기소나 법원 판결, 언론 보도를 싸잡아 편파적이라고 공격함으로써 정상적 사법 작용과 언론 보도를 위축시키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손영준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는 “권위주의 정권 시절도 아니고, 법원의 1심 판결이 난 사건과 관련해 언론을 두고 애완견이라고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고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8월 18일로 예정된 당대표 선거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초에 연임 도전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당규에 따라 전당대회 후보자로 등록하려면 그전에 당직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연임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민주당 안팎에선 그의 연임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례가 없는 당 대표 연임에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현재로선 이 대표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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