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두 갈래 길
이홍렬 기자 2024. 6. 17. 00:45
본선 24강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원성진 九단 / 黑 셰얼하오 九단 흑>
白 원성진 九단 / 黑 셰얼하오 九단 흑>
<제5보>(55~71)=세계바둑 정상권 연령이 확연히 높아졌다. 원성진(39), 강동윤(35), 김지석(35), 박정환(31) 등 30대 기사들이 여전히 초일류로 활약 중이다. 이창호 이세돌 등 당대 최고수들도 서른 살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과거와 딴판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인공지능(AI)을 꼽는다. 고급 이론을 접촉할 기회가 늘면서 중장년 기사들의 정상 체류기간이 늘어났다는 것.
흑 55는 경쾌한 행마. 이 수로 참고 1도 1이면 10까지 예상되는데 백 A의 맛이 있어 내키지 않는다. 56도 ‘가’의 단점을 예방하는 절대수. 초반부터 요처로 주목받아온 57의 곳엔 결국 흑의 깃발이 꽂혔지만 후수다. 58의 응수 타진에 흑은 59로 차단, 포위 공격을 택했다. 그냥 따내는 것은 활용당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
60으로 움직였을 때 흑은 두 갈래 길에 선다. 하나는 참고 2도. 1에 보강해 백 전체를 크게 공격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18까지 된다고 보면 흑도 엷은 형태다. 애써 쌓은 세력만 망가질 수 있다고 보고 61부터 71까지 중앙을 확장하는 실전보의 진행을 택했다. 상변에 거대한 흑의 성채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선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