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16] 워터게이트 스캔들
1972년 6월 17일, 워싱턴 DC에 있는 호텔 워터게이트의 경비원 프랭크 윌스가 호텔 주차장 문에서 불법 침입의 흔적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워싱턴 시경은 곧바로 그 호텔에 차려진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 사무소에 불법적으로 도청기를 설치한 일당 5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일당 중 한 명의 소지품에서 백악관 연락처가 담긴 수첩이 나왔고 이들이 공화당 소속의 당시 대통령 닉슨의 재선을 위한 공작에 참여하고 있었음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실 그해 말에 있었던 1972년 대선에서 닉슨이 민주당 후보 조지 맥거번을 상대로 거둔 압승을 생각한다면(선거인단 투표 520:17)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벌어진 이 도청 기도 사건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수도 있었다.
닉슨의 백악관은 줄곧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아직 서른이 채 되지 않은 워싱턴포스트 기자 밥 우드워드는 칼 번스타인과 팀을 이뤄 이 범인들에게 제공된 자금이 닉슨 캠프에서 흘러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탐사 보도를 통해 밝혀낸다. 정국은 소용돌이 속에 빠졌고 결국 이 사건의 지시 및 은폐 무마 과정에 대통령과 보좌관이 개입했음이 밝혀지면서 탄핵 위기에 몰린 닉슨은 1974년 8월 사퇴 성명을 발표하고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진다. 이 호텔 이름에 들어 있는 ‘게이트’가 훗날 권력형 부패 혹은 비리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대통령을 탄핵하라’고 외치는 펑크(funk) 밴드 허니 드리퍼스의 이 노래는 최고 권력자의 비리에 직설적으로 접근하는 저항가 계보의 고전으로, 2006년엔 말년의 닐 영이 <Let’s Impeach the President>라는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그 대상은 아들 조지 부시다. “백악관의 벽 너머엔/ 우리가 모르는 많은 것이 있지/ 백악관의 벽 너머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많은 것이 있지(Behind the walls, of the White House/ There’s a lot of things, that we don’t know about/ Behind the walls, of the White House/ There’s a lot of things, that we should know 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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