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의 주간 3번째 불펜데이 ‘대반전’···LG가 롯데 불펜을 울렸다[스경X리뷰]
프로야구 LG는 16일 잠실 롯데전에서 선발 마운드에 2군에 있던 이상영을 올렸다. 사실상의 ‘불펜 데이’.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전 “한주간 세 번이나 불펜데이를 하는 건 감독 이력 중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LG는 지난 12일 화요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이던 최원태가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해 강제 불펜 데이에 들어간 뒤 전날 롯데전에서는 김유영을 내 2회부터 불펜전을 펼쳤다.
이날 롯데 선발은 외인 에이스 애런 윌커슨. 롯데는 계산이 가능한 투수 운용을 하는 사이 LG 불펜진이 바쁘게 마운드를 오르내릴 경기가 될 것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고 보면 대반전이었다. 롯데는 1-1이던 5회 손호영의 3점홈런을 기점으로 리드를 이어간 뒤 7회에는 LG 1루수 오스틴 딘의 치명적 송구 실책을 틈 타 4점을 더 보태는 등 승세를 굳혀갔지만, 마지막 불펜 싸움에서 어이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롯데 선발 윌커슨이 6이닝 동안 117구를 던지며 3실점(2자책)으로 무너진 뒤 연장 10회에 이르는 동안 롯데 마운드에는 구원투수 5명이 등판했다. 이후 8-8이던 연장 10회말 1사 만루에서 신민재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내주기까지 4.2이닝 동안 11안타를 허용했다. 윌커슨이 내준 9안타 포함 20안타를 두들겨 맞은 날이었다.
무엇보다 8회 1사 뒤 8-5, 3점 리드에서 등판한 마무리 김원중이 9회까지 던지며 5안타 2실점으로 동점을 내주고 연장으로 접어든 것이 뼈아팠다. 10회에는 우완 김도규가 등판했지만, 제구 난조 끝에 주자를 모아놓고 결국 끝내기 뜬공을 허용했다.
LG는 예상대로 불펜 운용으로 힘든 하루를 보냈다. 4회 2사후 이상영에 이어 김유영이 등판한 뒤 8회 등판한 김영준까지 구원투수 5명이 나왔다. 이중 LG 불펜데이의 반전을 이룬 선수는 마지막 3이닝을 던진 김영준이었다. 김영준은 3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외줄타기를 하던 LG의 주간 마지막 불펜데이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8회말 염경엽 LG 감독이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유강남은 삼진을 확인하고 1루수에게 공을 넘긴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는데 김범석이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생각해 1루로 달려나간 것. 염 감독은 주심이 삼진 콜은 했지만, 아웃 콜을 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의며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4분 항의 시간을 넘겨 퇴장을 당했다.
염 감독은 경기 뒤 “오늘 어려운 경기였는데 이상영이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해주면서 승부를 할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김영준이 중요한 상황에서 3이닝을 잘 버텨주면서 승리할수 있었다”고 말했다.
잠실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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