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쿠팡, 반박 재반박 ‘설전’ 가열…김범석 의장 고발 ‘촉각’

김세훈 기자 2024. 6. 16. 21: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사 상품 우대 혐의 과징금 외에도 조사 사안마다 충돌
쿠팡 “시대착오적 조치” 로켓배송 중단 언급… 공정위 “여론 호도”
멤버십 가격 인상 눈속임·하도급법 위반 등 줄줄이 법적 다툼 예고
김 의장 관여 여부가 핵심…검찰 조사에서 추가 자료 확보가 변수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3일 쿠팡의 자사 상품 우대 혐의에 대해 유통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한 후 쿠팡과 공정위 간 장외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쿠팡 측은 “시대착오적 조치”라며 핵심 서비스인 로켓배송이 중단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공정위는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번에 제재안이 발표된 자사 상품 우대 혐의 외에도 쿠팡은 멤버십 가격 인상 관련 눈속임 의혹, 하도급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사안마다 양측 입장이 크게 엇갈려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쿠팡의 멤버십 가격 인상 동의 관련 ‘눈속임(다크패턴) 의혹’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쿠팡은 지난 4월 자사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기존 회원들의 상품 결제창에 ‘멤버십 동의하고 혜택 계속 받기’ 문구를 넣었다. 회원들이 상품을 구매하면 요금 인상에도 동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소비자 기만행위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복잡한 멤버십 해지 과정도 조사 대상이다. 중도 해지 버튼은 멤버십 화면 가장 하단에 있는데, 버튼을 눌러도 2~3단계 클릭을 더 거쳐야 한다.

전자상거래법은 기만적인 방법으로 청약 철회나 고객 계약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구매 취소·탈퇴를 복잡하게 하는 것도 다크패턴에 해당된다.

반면 쿠팡은 소비자들에게 요금 인상 관련 내용을 충분히 알렸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팝업창과 공지문, e메일 등 세 번 이상 멤버십 요금 변경을 상세히 알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도 해지 방법이 복잡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동의 없이 가격이 갱신되는 타사와 달리 멤버십 해지 절차는 업계에서 가장 간편하고 빠른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쿠팡은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도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자사 상품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판촉 비용을 하도급사에 떠넘겼다는 것이다. 하도급법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판촉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공정위는 지난 2월에도 쿠팡과 자회사 씨피엘비에 하도급법 위반 혐의(하도급 단가 허위 기재)로 1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쿠팡은 이 판정에 반발해 행정소송에 나섰다.

쿠팡은 “납품업체에 판촉 비용을 전가한 사실이 없고, 자사 상품 프로모션은 사전에 납품업체와 충분히 협의해 진행한다”고 반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사 상황은 알려주기 어렵다”면서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로 넘어간 자사 상품 우대 건도 불씨가 남아 있다. 쿠팡 운영위원회인 CLT가 댓글 조작을 직접 보고받고 지시한 것이 공정위 조사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CLT는 김범석 의장 등 주요 임원진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구체적인 지시를 한 정황은 확보하지 못해 김 의장 등 개인을 고발하진 않았으나, 향후 검찰 조사에서 회의록 등을 통해 김 의장의 지시 여부가 확인된다면 추가 고발에 나설 수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거에도 검찰 수사 단계에서 추가 고발 요청이 들어와 고발을 진행한 전례가 있다”면서 “(강제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추가 자료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