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보름 새 2조원 급증…내달부터 대출 한도 조인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보름 새 2조원 넘게 불어났다. 다음달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가계빚 증가세를 얼마나 진정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변동금리 기준으로 연봉 5000만원인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1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때보다 2000만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다음달 중 새로 취급하는 가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한도를 ‘2단계 스트레스 DSR’에 맞춰 산출한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대출자가 1년 동안 갚아야 할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가 넘지 않도록 대출 한도를 정하고 있는데, 스트레스 DSR은 이를 산정할 때 앞으로 올라갈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해 향후 늘어날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반영하는 제도다. 1단계 스트레스 DSR 산정 시 스트레스 금리를 25%만 적용했다면, 다음달에는 50%까지 적용 비율을 높인다. 주담대 금리, 연 소득이 현재와 동일하더라도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는 줄어들게 되니 가계대출 전체 증가세에도 영향을 준다.
한 시중은행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2단계 스트레스 DSR 체계에서 연봉 5000만원인 A씨가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로 주택담보대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을 받을 경우(다른 대출이 없다고 가정), 1단계 스트레스 DSR보다 2000만원 정도 대출 한도가 깎인다.
금융당국은 “2단계 시행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일관되고 안정적인 관리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다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3759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2조1451억원 늘어났다. 이 중 1조9646억원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에서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해 12월 2만6934호에서 1월 3만2111호, 2월 3만3333호, 3월 4만233호, 4월 4만4119호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는 4월부터 석 달 연속 이어지고 있다. 전월 대비 잔액 증가폭은 4월 4조4346억원, 5월 5조2278억원이며 이달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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