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총리, 호주 찾아 ‘판다 선물’ 약속

박은하 기자 2024. 6. 1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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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랍스터 수입 재개 관측
“판다 그만” 여론은 ‘싸늘’

호주를 방문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연내 호주에 새로운 판다 한 쌍을 보내겠다고 16일 밝혔다. ‘판다 외교’로 호주와의 관계개선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오전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동물원을 방문해 판다 ‘왕왕’과 ‘푸니’를 잘 돌봐준 동물원 측에 감사를 표하며 “똑같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판다 한 쌍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왕왕과 푸니는 2009년 호주에 임대됐다. 중국은 당초 10년이었던 임대 기간을 5년 더 연장해 왕왕과 푸니는 올해 말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 때문에 리 총리가 호주 방문 기간 중 새 판다 임대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뉴질랜드 방문에 이어 전날 호주에 도착한 리 총리는 “양국 관계가 우여곡절 끝에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중국 총리의 호주 방문은 2017년 당시 리커창 총리의 방문 이후 7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의 중국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이다. 중국은 리 총리 방중을 앞두고 호주산 쇠고기 수입 규제를 추가로 철폐하고, 호주산 와인에 매긴 고율 관세도 철회했다. 호주산 랍스터 수입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문은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국 총리의 연이은 미국의 동맹국 방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호주의 반응은 중국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이날 애들레이드 동물원 앞에서는 홍콩 등지에서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며 “판다는 이제 그만”이라고 적힌 팻말을 든 시위대가 나타났다.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전날 “중국과 호주는 태평양을 두고 영구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주인의 53%는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의 수입 규제도 호주 경제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앨버니지 총리의 외교 기조는 협력할 곳에 협력하고 반대할 곳에는 반대한다는 것”이라며 “‘판다 외교’가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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