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슈바이처’ 이태준 기념관, 울란바토르에 세운다
의사 출신 독립운동가로 몽골에서 ‘한국의 슈바이처’로 존경받던 이태준 지사의 기념관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우리 정부 예산으로 건립된다.
국가보훈부는 총사업비 19억6000만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이태준기념관을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건립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보훈부는 공사가 마무리되면 전문가 자문과 전시 콘텐츠 제작 등을 거쳐 광복 80주년인 내년 상반기에 기념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보훈부는 “이태준 선생은 몽골에서 각지의 애국지사들과 연계해 독립운동을 전개한 애국지사로, 몽골에서는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한·몽 우호 관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몽골 유일의 대한민국 독립운동 사적지인 이태준 기념공원 부지 내에 이태준기념관 신축을 통해 한·몽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이태준 선생의 애국정신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울란바토르에는 이 지사를 기념하는 민간 기념관이 있었지만 작고 낡아 새 기념관 건립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고 한다. 2000년 몽골 정부가 제공한 2200평 남짓 부지에 이 지사의 모교 격인 연세의료원이 2001년 기념공원을 만들었고, 이곳에 2010년에는 주몽골 한국대사관 주도로 기념관을 세웠다. 하지만 기념관이 약 20㎡(6평) 규모로 협소했다. 새 기념관은 기념공원 내에 건립된다.
이 지사는 1883년 경남 함안군 군북면에서 출생해 1907년 세브란스 의학교에 입학했다. 재학 중 안창호 선생의 권유로 비밀 청년 단체인 청년학우회에 가담했다. 1911년 중국 난징으로 망명해 1912년 중국 기독회 의원에서 의사로 일하다가 1914년 몽골로 이주, ‘동의의국(同義醫局)’이라는 병원을 차렸다.
당시 몽골인 대다수가 감염된 화류병(花柳病·성병)을 치료하면서 몽골인들에게 ‘까우리(고려) 의사’ ‘극락세계에서 강림한 여래불’이라고 불렸다. 몽골 마지막 황제였던 보그드 칸의 주치의가 됐다. 1919년 몽골로부터 귀중한 금강석이라는 뜻을 가진 ‘에르데니 인 오치르’라는 명칭의 최고 훈장을 받았다.
이 지사는 1918년 9월 김규식에게 파리강화회의 참가 여비를 주는 등 항일 운동에 계속 참여했다. 1921년 몽골에 진주한 러시아 세력에 피살되며 생을 마감했다. 정부는 지사의 공적을 기려 1990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고 2017년 위패를 국립서울현충원에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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